컵떡볶이의 추억, ‘컵마라’가 잇는다? 중국 훠궈 컵 인기 폭발

김세온 기자

cnc02@hnf.or.kr | 2025-11-13 17:04:52

‘컵 하나의 혁신’ 혼밥 시장 이끌까 (좌) 띵띵 훠궈 컵 (우)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Cook&Chef = 김세온 기자] 하교 후 친구들과 분식집 앞에 모여 종이컵에 담긴 떡볶이를 사먹던 기억은 많은 이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컵떡볶이는 학생들에게 ‘작은 사치’이자 ‘출출함을 달래주는 간식’이었다. 컵에 가득 담긴 떡과 어묵을 이쑤시개로 찍어 먹으며 느끼던 매콤달콤한 맛은 단순한 간식 그 이상이었다. 작은 종이컵이지만,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컵떡볶이는 학생들에게 대중음식의 아이콘이었다.

최근 중국에서는 이 ‘컵 분식’의 진화형으로 불릴 만한 ‘컵훠궈’가 새로운 시장을 열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의 프리미엄 유통 브랜드 허마(盒马)는 훠궈 시즌을 맞아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완성되는 1인용 간편식 ‘띵띵 훠궈 컵(叮叮火锅杯)’을 출시했다. 마라소기름 천엽, 토마토 소고기, 똠얌꿍 새우, 구이저우 솬탕 채소 등 4가지 메뉴로 나왔다. 전통 훠궈를 컵 하나에 담아낸 이 제품은 중국의 젊은 직장인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홍문표 사장) 상하이지사에 따르면, 중국 간편식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빠르고 편리하며 따뜻한 식사’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전자레인지 조리형 간편식의 수요가 급증했다. 공간이 협소하거나 점심시간이 짧은 직장인, 또는 야식으로 따뜻한 한 끼를 원하는 1인 가구에게 컵 훠궈는 완벽한 솔루션이 된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띵띵 훠궈컵’이 단순히 간편한 식사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하이지사는 “이 제품은 점심·야식·혼밥 시간에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1인 훠궈로 자리 잡았다”며 “이는 유통업계와 외식 브랜드가 주목해야 할 사례”라고 분석했다. 즉, 단순히 ‘빨리 먹는 음식’이 아니라 ‘혼자여도 즐거운 식사 경험’을 마련하는 것이 새로운 경쟁력이 된다는 뜻이다.

지난달 31일, 상하이의 ‘PRIVATE LABEL FAIR ASIA’는 이 제품이 전파력 또한 뛰어나다고 짚었다. ‘1인용 훠궈’의 재미를 느낀 소비자들이 직접 SNS에 공유하면서 제품이 널리 전파됐다는 것이다. 

이 흐름은 한국 외식업계에도 시사점을 남긴다. 마라탕은 매운 향신료와 얼얼한 맛으로 20~30대뿐 아니라 10대 사이에서도 폭넓게 인기를 얻으며, ‘마라 치킨’, ‘마라 족발’, ‘마라 떡볶이’ 등 다양한 확장 메뉴로 이어지고 있다. ‘간편하지만 새롭고, 언제 어디서든 혼자 먹어도 좋은 음식’이란 점에서 컵훠궈는 컵떡볶이가 사랑받았던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조리는 간소화하고 개성 있는 컨셉을 더하면 회전율은 빠르고 인건비는 낮추며 만족도는 높일 수 있다. ‘한 그릇’에 이어 ‘컵 하나’로 새로운 즐거움을 전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Cook&Chef / 김세온 기자 cnc02@hnf.or.kr

[ⓒ 쿡앤셰프(Cook&Chef).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