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세계 최초 AI 셰프 등장 "미래형 레스토랑 현실로"

김세온 기자

cnc02@hnf.or.kr | 2025-11-19 19:35:42

AI 셰프가 신메뉴 개발하면 인간 셰프가 조리 
식재료 낭비 및 음식물쓰레기, 인력 효율화 도모 
레스토랑 우후. 사진=[우후 SNS]

[Cook&Chef = 김세온 기자] 아랍에미리트(UAE) 외식 시장이 전례 없는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관광 호황과 높은 소비 여력, 그리고 다양하고 수준 높은 미식 경험을 찾는 수요가 겹치며, 외식산어이 2024년 165억 달러 규모에서 2033년 50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눈에 띄는 점은 성장의 중심에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상징적인 혁신은 두바이에서 탄생했다. 18일(현지시간) 해외매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켐핀스키 더 불러바드 호텔에 문을 연 ‘우후(Woohoo)’는 세계 최초의 AI 셰프가 상주하는 미래형 레스토랑으로, 개장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셰프 아이만(Aiman)’으로 불리는 AI 셰프는 UAE 스타트업 비비드 스튜디오가 개발한 언어모델 ‘우마이(UMAI)’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우후의 AI 셰프는 요리사를 대체하는 존재가 아닌 ‘협업하는 디지털 셰프’를 목표로 한다. 사람의 피드백을 통해 학습하면서도 재료 조합을 제안하고 독창적인 레시피를 만들며 주방 운영을 돕는다. 즉,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하도록 설계됐다. 비비드 스튜디오는 셰프 아이만을 “셰프 아이만은 주방에서 가능한 것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 만들어졌다. 셰프를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셰프의 창의력을 확장하는 요리 부조종사로 여겨달라”고 설명했다.

레스토랑 우후의 공간 역시 기술과 미식의 융합을 강조한다. 메탈릭 텍스처, 움직임과 소리에 반응하는 조명 등 미래적 요소가 더해져 감각적 경험을 극대화한다. 일본·페루·멕시코 풍미를 결합한 메뉴는 AI의 분석과 인간 셰프의 직관과 경험이 만나 탄생한 창의적 결과물로, 두바이가 지향하는 미래형 다이닝의 방향을 제시한다. 가령 쇠고기 타르타르에 복어와 참치를 축한 메뉴, 이라크식 만두를 한국의 고춧가루와 석류소스로 탈바꿈한 메뉴 등 실험적인 요리도 내놓고 있다. 음료는 명왕성, 은하계 등을 상징하면서도 세계 각국의 음료를 조합한 것이 눈길을 끈다. 토마토워터와 일본의 캐실주, 캐러멜팝콘 등을 섞은 칵테일 등이 대표 메뉴다.

셰프 아이만은 직접 맛을 보거나 냄새를 맡는 감각은 없지만, 음식의 질감과 산도 등을 분석한 뒤 독창적인 재료와 맛의 조합을 제안한다. 아이만의 레시피는 두바이의 유명한 셰프 라이프 오스만이 이끄는 인간 셰프들의 미각을 통해 검증 및 조율된다. 

UAE 레스토랑을 변화시키는 AI 기반 운영 혁신

셰프 아이만. 사진=[우후 SNS]

지난 10월 23일 현지 매체 걸프 비즈니스 보도에 따르면, UAE 소비자의 99%가 새로운 레스토랑을 찾을 때 온라인 플랫폼에 의존하고, 예약·검색·평가 등 대부분 의사결정이 소셜미디어와 검색엔진에서 이뤄진다. 자연스럽게 레스토랑 운영자들도 디지털 마케팅과 콘텐츠 제작, 온라인 예약 시스템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AI 도입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업계는 AI를 주로 데이터 분석과 마케팅 자동화에 사용하며, 효율성 제고는 물론 전략적 의사결정 도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마케팅 플랫폼 세븐룸스(SevenRooms)의 공동창업자 키네시 파텔은 “AI 기술의 정확성과 윤리성에 대한 신뢰가 쌓일수록 사용 범위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는 실제 운영 효율 향상에서도 두드러진다. 예약 응대, 자주 묻는 질문 처리, 주문 관리 등을 챗봇이 맡으면서 직원들은 고객 응대나 서비스 품질 향상 등 더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걸프비즈니스는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제안했다. AI 기반 예측 도구는 과거 매출, 계절별 추세, 실시간 소비량을 분석해 최적의 재고 주문을 추천한다. 식재료 재고 과잉이나 부족을 방지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식재료 가용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AI는 인기 있는 요리와 피크 타임을 예측해 주방 팀이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해 대기 시간을 줄이고 전체 서비스 흐름을 개선할 수 있으며, 직원 스케줄링까지 개입하면서 음식 폐기물 감소와 원가 최적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고객 선호도와 구매 습관을 분석해 프로모션, 로열티 보상 등을 맞춤화해 만족도를 높이고 비즈니스를 반복하는 맞춤형 경험을 제공한다.

걸프비즈니스는 소비자들이 고급스럽고 맞춤화된 경험에 투자하고자 하는 가운데 AI를 기반으로 한 레스토랑의 경쟁력이 커질 것이라 내다봤다. 

두바이의 우후는 새로운 레스토랑의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룸버그는 “두바이가 지향하는 미래도시의 상징이자 외식산업에서 인간의 감성과 기술의 확장을 실험하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언어모델 우마이 개발사는 우후 레스토랑의 AI 셰프에 적용한 기술을 다른 레스토랑에도 라이선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즉, AI 셰프가 메뉴를 개발하는 레스토랑이 더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레스토랑 우후의 AI 셰프가 인간 셰프와 협업을 잘 이뤄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Cook&Chef / 김세온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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