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 노트] 딱복파 vs 물복파… 알고 보니 품종부터 달랐다
송자은 기자
cnc02@hnf.or.kr | 2026-07-15 19:03:07
백도 황도 천도 등 다양 ...취향에 따라 보관법과 기간을 달리해야
[Cook&Chef = 송자은 기자] “딱복은 국 끓여 먹는 거 아니야?”, “물복 먹을 거면 통조림이나 먹어.”
여름이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빠지지 않는 '복숭아 논쟁'이다. 단단한 복숭아를 한입 베어 물었을 때의 아삭한 식감을 좋아하는 '딱복파'와, 과즙이 흘러내릴 만큼 말랑하게 익은 복숭아를 선호하는 '물복파'는 좀처럼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다. 누군가는 "턱 아픈 걸 왜 먹냐"고 말하고, 다른 누군가는 "물복은 씹는 맛이 없다"고 받아친다.
그런데 이 논쟁에는 의외의 오해가 숨어 있다. 많은 사람이 딱복은 덜 익은 복숭아이고, 물복은 충분히 익은 복숭아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둘의 차이는 단순히 숙성 정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품종에 따라 원래 단단한 복숭아가 있고, 잘 익어도 적당한 식감을 유지하는 게 있는가 하면, 익을수록 과육이 부드러워지는 품종도 있다.
소비자 공감 복숭아 맛 정보 지도. 사진 = 농촌진흥청 제공
딱복이 익으면 정말 물복이 될까
복숭아는 크게 백도와 황도, 천도복숭아로 나뉜다. 여기에 최근에는 신비복숭아와 납작복숭아 등 다양한 품종이 더해지면서 소비자의 선택 폭도 넓어졌다.
농촌진흥청이 지난해 공개한 '복숭아 맛 지도'를 보면 품종마다 식감과 당도, 산미가 모두 다르다. 어떤 품종은 끝까지 아삭한 식감을 유지하고, 어떤 품종은 숙성될수록 말랑해진다. 우리가 흔히 '딱복'과 '물복'이라고 부르는 차이는 결국 품종의 특성과 숙성 과정이 함께 만들어내는 결과인 셈이다.
대표적인 딱복은 단단한 과육과 씹는 맛이 살아 있는 품종이 많다. 반면 물복은 과즙이 풍부하고 향이 진하며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식감이 특징이다. 어느 쪽이 더 우수한 것이 아니라 취향이 다를 뿐이다.
여름이면 복숭아가 맛있어지는 이유
복숭아는 여름을 대표하는 과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6월부터 출하가 시작돼 7~8월 절정을 맞는다. 햇볕을 충분히 받고 자란 복숭아는 당도가 높고 향이 풍부해 이 시기에 가장 맛있다. 예부터 복숭아는 귀한 과일로 여겨졌다. 중국에서는 장수를 상징하는 과일로, 우리나라에서는 복을 부르는 과일이라는 의미를 담아 민화와 세시풍속에도 자주 등장했다. 신선의 과일로 여겨져 다양한 이야기에 등장하기도 했다. 지금도 여름이 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제철 과일 가운데 하나다.
복숭아는 단맛 때문에 열량이 높을 것 같지만 의외로 부담이 적은 과일이다. 농촌진흥청 국가표준식품성분표에 따르면 복숭아의 약 90%는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열량도 비교적 낮은 편이다. 더운 날씨에 부족해지기 쉬운 수분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되고, 칼륨은 체내 나트륨 배출과 전해질 균형 유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비타민 C와 베타카로틴, 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도 함유하고 있다. 이러한 성분은 활성산소를 줄이고 피부 건강과 면역력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숭아에 들어 있는 펙틴은 장 운동을 돕는 수용성 식이섬유로, 여름철 가벼운 간식으로도 부담이 적다.
취향에 따라 더 맛있게 즐기는 법
딱복은 차갑게 먹을수록 특유의 아삭한 식감이 살아난다. 반면 물복은 충분히 후숙한 뒤 먹기 직전 한두 시간 정도만 냉장 보관하면 향과 과즙을 가장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 복숭아를 오래 냉장고에 두면 저온 장해로 향이 줄고 과육이 퍼석해질 수 있다. 따라서 단단한 복숭아는 실온에서 후숙한 뒤 먹는 것이 좋고, 바로 먹을 복숭아만 짧게 냉장 보관하는 것이 맛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좋은 복숭아는 향이 은은하게 올라오고, 품종 고유의 색이 선명하며, 좌우 균형이 잘 잡혀 있다. 껍질을 쉽게 벗기고 싶다면 끓는 물에 잠깐 담갔다가 얼음물에 식히는 블랜칭 방법을 활용하면 과육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딱복과 물복 가운데 어느 쪽이 더 맛있는지는 끝내 결론이 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삭한 식감이 좋다면 딱복이, 입안 가득 퍼지는 과즙을 즐긴다면 물복이 더 만족스러울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하나다. 여름에 가장 맛있는 과일 가운데 하나가 복숭아라는 것. 그리고 그 맛은 품종과 숙성 정도를 이해하고 자신의 취향에 맞게 고를 때 더욱 빛난다.
Cook&Chef / 송자은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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