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검, 버터: 건강식일까 위험한 유행일까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1-13 16:48:48

버터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와 숨겨진 효능
과다 섭취가 부르는 경고 신호와 올바른 섭취법
사진 = 픽사베이

[Cook&Chef = 송채연 기자] 버터가 건강 식품인지, 아니면 조심해야 할 식재료인지에 대한 논쟁이 다시 뜨겁다. 최근 SNS에서는 ‘아침 공복 버터 한 스푼’이나 ‘버터 챌린지’ 같은 유행이 등장하면서 버터를 건강의 해답처럼 소비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사용자들은 버터만 먹고 체중을 감량했다거나 피부 트러블이 사라졌다는 경험담을 올리고, 어린 아이의 수면에 도움이 된다며 버터를 한 스푼 떠먹이는 영상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미국에서는 버터 소비량이 수십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대중적 ‘부활’을 맞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신중하게 바라보라고 조언한다. 버터는 분명 영양이 풍부한 식재료지만, 과신하거나 과다 섭취할 경우 건강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버터의 빛과 그림자

버터가 다시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천연 지방’이라는 이미지와 함께 부티르산, 지용성 비타민 같은 영양 성분이 강조되기 때문이다. 버터에는 지방 소화와 장 기능에 관여하는 부티르산, 면역과 피부 건강을 돕는 비타민 A, 항산화 성분인 비타민 E 등이 들어 있다. 실제로 버터 커피가 집중력을 높인다거나 포만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이 버터를 ‘건강식품’으로 단정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버터의 지방 대부분은 포화지방으로, 과다 섭취 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유효하다. 일부 연구에서는 버터 섭취량이 많은 그룹에서 장기적인 사망 위험률이 높게 나타났다는 결과도 보고되었다. 

식물성 기름으로 대체했을 때 오히려 위험 신호가 줄어든다는 연구 역시 적지 않다. 즉, 버터는 성분의 특성상 ‘적절히 먹으면 도움이 되지만 많이 먹으면 부담이 커지는’ 전형적인 양날의 식재료다.

버터를 제대로 즐기는 법

완전히 멀리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어떤 버터를,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먹느냐’다. 우선 성분표가 짧고 유크림을 기반으로 만든 순수 버터를 고르는 것이 기본이다. 여기에 목초버터(Grass-fed 버터)는 지용성 비타민과 오메가 지방산 함량이 더 높아 선택지로 나쁘지 않다.

다만 건강을 이유로 버터만 따로 퍼먹는 방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공복에 버터를 한 스푼 먹으면 에너지가 잘 난다는 주장도 있지만, 단백질·식이섬유 등 다른 영양소 섭취가 줄어 균형이 깨지기 쉽고, 열량 밀도가 높은 만큼 체중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커피에 버터를 넣는 ‘방탄 커피’ 역시 장기간 섭취하면 담즙 분비 증가, 위부 불편감, 공복혈당 상승 등의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다. 특히 고지혈증이나 당뇨 환자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결국 버터는 음식의 풍미를 더하는 ‘한 요소’로 즐길 때 가장 안전하고 맛있다. 빵에 바르는 한 조각, 볶음 요리에 넣는 작은 조각 정도면 충분하다. SNS 유행이나 극단적인 경험담에 흔들리기보다, 버터의 장점과 한계를 균형 있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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