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렬, '셰프들의 셰프'가 그려내는 한남동 미식 지도
이준민 기자
cnc02@hnf.or.kr | 2025-10-14 17:43:35
노르딕 퀴진 고경표 셰프와의 협업으로 완성한 새로운 맛의 경계
8만원대 맡김차림으로 구현한 합리적인 파인다이닝
[Cook&Chef = 이준민 기자] 한국 요리계에서 '셰프들의 셰프'로 불리는 남성렬 셰프가 한남동을 중심으로 펼치고 있는 미식 여정이 주목받고 있다. 조선시대 육주비전(六注比廛) 가운데 수산물을 취급하던 상점 '어물전(魚物廛)'의 이름을 가져온 그의 레스토랑 어물전청은 현재 도산공원점, 압구정점에 이어 한남점까지 3개 매장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24년 6월부터는 노르딕 퀴진 '레스토랑 코마드'의 헤드 셰프였던 고경표 셰프가 합류하면서 한식 기반의 창작 요리가 한층 더 정교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선시대 어물전에서 영감받은 브랜딩, 전통의 현대적 계승
남성렬 셰프의 어물전청은 단순한 레스토랑 이름이 아닌 깊은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다. 조선시대 한양의 육주비전 중 하나였던 어물전은 수산물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던 상점으로, 현재의 종로 일대에서 성업했던 곳이다. 남성렬 셰프는 이러한 전통적 배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해산물을 중심으로 한 한식 기반 창작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한남동에 위치한 어물전청 3호점은 특히 예술적인 건물 3층에 자리잡고 있어 한강뷰를 감상하며 식사할 수 있는 프라이빗 룸을 제공한다. 8만원대의 맡김차림으로 구성된 메뉴는 안주 8찬과 팔도 김치 4종,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파인다이닝의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접근 가능한 가격대를 제시하는 남성렬 셰프만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고경표 셰프 합류로 완성된 새로운 맛의 경계
2024년 6월, 어물전청에 중요한 변화가 찾아왔다. 노르딕 퀴진으로 정평이 나 있던 '레스토랑 코마드'의 헤드 셰프 고경표가 남성렬 셰프와 손을 잡고 새로운 코스 요리를 시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기존 남성렬 셰프가 한식 기반의 맡김차림을 선보였다면, 고경표 셰프의 합류로 노르딕 퀴진의 정교함과 창의성이 더해져 요리의 완성도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협업은 단순한 인력 충원을 넘어 서로 다른 요리 철학과 기법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 한식의 전통적 맛과 노르딕 퀴진의 현대적 감각이 만나 어물전청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들은 "더욱 근사해진 요리"라며 이러한 변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산물 기반 다양한 창작 요리, 50여 종의 술과의 페어링
남성렬 셰프의 어물전청이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중국식 요리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한식, 일식, 양식을 가미한 창작 요리를 선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 술은 중식과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약 50여 종의 다양한 술을 구비하여 창작 요리와의 페어링을 제안하고 있다.
서울에서 최고의 시그니쳐 만두로 정평이 나 있는 어물전청의 시그니처 메뉴들은 전통적인 중식 조리법에 현대적 해석을 더한 것들이다. 안키모 아이스크림을 시작으로 고등어회, 한우 채끗구이 등 다양한 메뉴가 제공되며, 각각의 요리는 남성렬 셰프의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집약된 결과물이다.
'셰프들의 셰프'로 인정받는 업계 내 위상
남성렬 셰프가 '셰프들의 셰프'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은 그의 뛰어난 요리 실력뿐만 아니라 후배 셰프들을 이끌어가는 리더십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의 노련함과 함께하는 젊은 셰프들의 열의가 조화를 이루어 늘 재미있는 경험을 만들어낸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어물전청에서는 남성렬 셰프의 지도 하에 여러 젊은 셰프들이 성장하고 있으며, 이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남성렬 셰프의 경험이 결합되어 지속적인 메뉴 개발과 서비스 향상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어물전청이 단순한 레스토랑을 넘어 요리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의 장 역할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합리적 가격대로 구현한 접근 가능한 파인다이닝
남 셰프의 어물전청은 현재 도산공원점, 압구정점, 한남점 등 복수 매장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각 매장은 위치와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콘셉트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어물전청만의 일관된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식당의 강점은 89,0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대로 파인다이닝 수준의 요리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는 고급 요리를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남성렬 셰프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매일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운영되며 월요일만 휴무인 어물전청은 술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안주류와 정성스럽게 준비된 코스 요리는 고객들로부터 "직접 경험하면 더 믿어지는" 가성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통과 혁신의 조화로 완성한 미식 철학
남성렬의 식당은 전통적인 중식 조리법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서양식 조립법과 소스, 양념을 적절히 활용하여 새로운 맛의 경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운영 방식은 일본의 오마카세를 참고하면서도 한국적 정서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동서양의 장점을 조화롭게 결합한 독특한 스타일을 구축했다.
이러한 접근법은 단순한 퓨전 요리를 넘어 각 요리 전통의 본질을 이해하고 이를 창의적으로 재해석하는 남성렬 셰프의 깊이 있는 요리 철학을 보여준다. 그의 요리는 맛뿐만 아니라 문화적 스토리텔링까지 담아내어 식사하는 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어물전청은 한국 요리계에서 지속가능한 성장과 혁신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셰프들의 셰프'라는 명성에 걸맞게 그는 자신만의 요리 세계를 구축하면서도 후배들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앞으로 그가 어물전청을 통해 어떤 새로운 미식 문화를 만들어갈지 기대가 모아진다.
Cook&Chef / 이준민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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