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영의 한식탐구] FRICY, 과일과 매운맛의 결합—초고추장에서 읽는 한식의 맛 구조

서진영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6-04-01 23:00:16

2026년 글로벌 미각 트렌드와 한식 소스의 접점 [사진=https://www.venturafoods.com/recipe/gochujang-mango-lime-sauce/?utm_source=chatgpt.com/ 고추장 망고 라임 소스]

Cook&Chef = 서진영 전문기자] 2026년 글로벌 식문화에서 ‘FRICY’라는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 ‘fruity(과일의)’와 ‘spicy(매운)’를 결합한 이 용어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맛을 구성하는 방식 자체를 설명하는 하나의 흐름으로 언급되고 있다. BBC를 비롯한 해외 매체와 푸드 트렌드 보고서는 이를 기존의 단맛 중심 매운맛에서 벗어난, 보다 선명한 대비와 산미 중심의 변화로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특정 지역에서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해온 맛의 구조가 하나의 이름으로 정리되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FRICY는 단순히 달고 매운 맛의 조합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과일이 지닌 산미와 향, 그리고 매운맛이 동시에 작용하며, 서로의 강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는 기존의 단맛 중심 매운맛 구조와는 다른 방향이다.

“Fricy는 과일과 매운맛이 결합된 형태로, 산미와 열감이 함께 작용해 보다 생동감 있는 맛을 만든다.”
— BBC Food Trend Coverage, 2026
이러한 설명은 맛의 중심이 설탕에서 과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맛은 더 이상 무게를 더하는 요소가 아니라, 산미와 향을 통해 전체의 균형을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글로벌 푸드 트렌드 보고서에서도 이 변화는 명확하게 언급된다.

[사진=Getty Images / Food Trends 2026 ]

“이 트렌드는 설탕 기반의 단맛에서 벗어나 과일의 풍미와 산미를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다.”
— Global Food Trend Report, 2026
이와 같은 흐름은 소비자의 미각 변화와도 연결된다. 최근의 식문화에서는 단순한 자극이나 강한 맛보다는, 서로 다른 요소가 대비를 이루며 동시에 작용하는 구조가 강조된다. 산미와 매운맛, 향이 함께 작용할 때 형성되는 입체적인 감각이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음식뿐 아니라 음료와 소스 시장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경향이다.

이러한 변화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등장이 아니라, 이미 다양한 식문화 속에서 사용되어 온 조합이 다시 호출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과일과 매운맛의 결합은 라틴아메리카의 망고와 칠리, 동남아시아의 샐러드류, 일본의 유자코쇼 등에서 확인되는 구조다. 이들 음식은 과일의 산미와 매운맛이 동시에 작용하며, 각각의 요소가 독립적으로 존재하기보다는 하나의 균형을 이루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구조는 특정 문화권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이 지점에서 한식의 조미 구조 역시 함께 놓일 수 있다. 고추장을 중심으로 한 양념은 매운맛과 감칠맛을 기반으로 형성되지만, 여기에 산미와 단맛이 더해지면서 보다 복합적인 구조를 갖게 된다. 초고추장은 그 대표적인 예로 언급될 수 있다. 고추장의 깊은 맛 위에 식초가 더해지고, 단맛이 이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구성된 초고추장은 기본적으로 대비를 전제로 한다. 각각의 요소가 분리되어 존재하기보다는 서로를 보완하며 하나의 균형을 형성한다.

특히 과일이 더해질 경우, 이 구조는 보다 선명해진다. 배나 사과, 매실과 같은 재료는 단순한 단맛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산미와 향을 통해 전체 맛을 가볍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는 설탕 중심의 단맛과는 다른 방향이다. 과일이 포함된 초고추장은 매운맛을 완화하는 동시에, 맛의 경계를 더 분명하게 드러낸다. 회무침이나 물회와 같은 음식에서 나타나는 양념의 구조는 이러한 특징을 보여준다. 매운맛, 산미, 단맛이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하나의 흐름 속에서 작동한다.

이러한 방식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언급되는 FRI-CY의 구조와 겹친다. 과일의 산미와 향, 매운맛이 동시에 작용하며 대비를 이루는 방식은 한식에서도 이미 활용되고 있었던 조합이다. 다만, 현재는 이러한 구조가 하나의 개념으로 정리되어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 고추장은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고추장은 단맛, 매운맛, 감칠맛이 결합된 복합적인 풍미를 지니며 다양한 요리에 적용 가능하다.”
— International Food Industry Analysis, 2026
이러한 특성은 고추장이 특정 음식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재료와 결합할 수 있는 기반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산미나 과일과의 결합은 고추장의 구조를 보다 가볍고 확장 가능한 형태로 만든다. 이는 고추장이 단순한 전통 조미료가 아니라, 다양한 음식에 적용될 수 있는 하나의 조합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FRICY라는 용어는 새로운 개념처럼 보이지만, 그 내부 구조는 이미 존재해온 방식에 가깝다. 과일과 매운맛의 결합은 특정 시대의 발명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문화권에서 형성되어 온 조합이다. 현재의 변화는 그 구조가 하나의 이름으로 정리되고, 글로벌 시장에서 공유되기 시작한 단계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초고추장은 매운맛과 산미, 단맛이 결합된 구조를 통해 현재의 미각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사례로 놓인다. 과일이 더해진 초고추장의 구성은 FRI-CY가 설명하는 맛의 방향과 맞닿아 있으며, 이는 특정 트렌드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이미 존재해온 구조가 다른 언어로 설명되고 있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Cook&Chef / 서진영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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