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A TIME> 빅터 박 JJWV 대표

장상옥

sangok007@naver.com | 2017-10-24 21:03:09

혀 끝을 녹이는 살아 있는 맛
냉장참치로 참치회의 혁명

TEA TIME 
 
혀 끝을 녹이는 살아 있는 맛
냉장참치로 참치회의 혁명
JJWV 대표 빅터 박 
 

미국 바하캘리포니아에서 참치 축양장을 운영하고 있는 50대의 빅터 박(Victor Pak) 대표. 양복 윗도리를 벗은 채 열심히 미루가이, 일명 코끼리 조개를 얇게 회 뜨고 있는 그의 모습에 열정을 읽을 수 있었다. 1959년생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젊어 보이는 얼굴에는 손님에게 맛있는 먹을거리를 준비하는 기쁨이 고스란히 배어 나왔다.

 

[Cook&Chef 장상옥 기자] 서울의 한 수산식품전. 수백개 업체가 참여한 수산식품전에서 유독 관람객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부스가 있었다. 바로 제이제이더블유브이코리아가 운영하는 전시관이었다.  1m 가까이 되는 미루가이, 일명 코끼리조개의 특이한 모습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거기에 코코생참치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푸짐한 참치회초밥을 1만원에 맛 볼 수 있으니 단연 최고의 인기를 끄는 것도 당연한 것. 특히 대형 참치 해체쇼를 즈음에 제이제이더블유코리아 전시관에 대한 관심은 최고조에 달했다. 태평양 연안의 멕시코 바하캘리포니아에서 축양한 참치(참다랑어)를 미국의 캘리포니아 본사에서 혈액과 내장을 제거하고 내장상태로 항공편으로 공수한 최고급 참치다.

“한국에는 이렇다 할 스시문화가 아직 자리잡지 못했습니다. 고급 선어 참치의 제맛을 널리 알리고 참치의 대중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왜곡된 가격 구조부터 바로 잡으려 합니다.”
 

17살이었던 1976년 아버님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길에 오른 빅터 박 대표는 공인회계사로 활동하며 돈을 벌어 많은 사업에 투자를 했다. 여러 가지 투자처 중 청바지 회사가 대박이 나면서 그는 성공가도를 달렸다. 한국은 물론 홍콩 등 세계 10여 국에 집이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사업체 여러 곳에서 어려움이 잇따라 터져 나왔다. 2005년 말 한국인 동업자의 잘못으로 한국에서 투자했던 자금 전액을 날렸다. 그 즈음 미국에서도 28년 지기에게 사기를 당해 사업에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 그러자 사업체들이 줄줄이 자금 압박을 받으며 파산 도미노에 빠져 들었다. 2007년 시작한 건강식품 사업이 잠깐 잘되는 듯 보였지만 이도 미국을 강타한 경기불황의 여파로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절망의 끝에서 자살충동까지 느끼던 빅터 박 대표는 머리도 식힐 겸 무작정 차를 몰고 멕시코 국경을 넘었다. 자연 풍광이 뛰어난 바하캘리포니아는 그가 즐겨 찾던 여행지 중 한 곳. 낚싯대를 드리우고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하던 그에게 사업 아이템이 번뜩 떠올랐다.

“청정해역에서 주먹만 한 전복이 자라고 있고 뛰어난 맛과 향으로 조개중의 귀족으로 불리는 미루가이가 이곳에서만 서식해요.” 

건강식품 사업을 하며 유통단계를 꿰뚫고 있던 빅터 박 대표는 이곳의 신선한 수산물을 미국에 값싸게 유통시키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즉시 수산물 생산과 유통사업에 착수했지만 수산물을 미국에 수입하는 일이 녹록치만은 않았다. 먹을거리에 대한 검사 기준이 까다로워 멕시코의 수산물이 미국의 국경을 넘지 못한 것. 빅터 박 대표는 미국인들의 입맛에 익숙한 전복부터 수출을 추진하며 청정수역 인증을 받기 위해 노력했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환경을 정비하는 한편 2년 동안 매주 수질검사를 실시해 결국 미국 FDA로부터 청정수역 인증을 받아냈다. 더불어 위해요소중점관리우수식품(HACCP)까지 획득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때부터는 일사천리로 바하캘리포니아의 질 좋은 수산물이 미국으로 수출됐다. 수출품목은 전복과 미루가이에 이어 성게알과 오도리(생새우), 하마찌(방어) 등 5개 품목으로 늘어났다. 유통단계를 줄여 시중가격의 절반 정도로 값싸게 공급하다 보니 미국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수 있었다. 미국 수출을 성사시킨 박 대표의 성실함과 사업 능력을 눈여겨 보던 멕시코 수산해양청장이 1년 전 자신이 운영하던 투나(참치) 축양장을 넘겨 주었다. 참치 축양장은 박 대표의 사업에 날개를 달아 주었다. 그의 수산물은 미국은 물론 일본, 중국 등을 빠르게 점령해 나갔다. 

“저희 코코생참치를 통해 한국에 제대로 된 스시문화를 정착시킬 겁니다. 국내에 유통되는 참치는 일본을 통해 수입하다 보니 지나치게 비싼 것이 사실입니다. 미국 시장에서처럼 중간단계를 대폭 줄인 유통 방식으로 한국에서도 참치의 가격 거품을 뺄 생각입니다.”

무제한 리필 형태의 싼 참치전문점들이 참치시장 초기 저변확대에는 크게 기여했지만 참치 문화의 질적 향상을 가로막고 있다는 박 대표는 코코생참치로 참치문화의 질적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30~80kg 중량의 다양한 참치를 연중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대형 참치전문점은 물론 소규모 레스토랑에서도 고품질의 생참치를 접할 수 있게 하겠다는 생각이다. 코코생참치는 소득수준 향상에 맞춰 높아진 국민들의 참치 식문화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참치는 오메가3를 함유한 단백질이 풍부하고 필수 아미노산을 다량 함유해 바다의 닭고기로 불린다. 참치의 황제급인 참다랑어(BluefinttTtuna)는 오대양을 회유하는 원양성, 난류성, 대형 물고기로 무게는 30~200kg이며 수온 14~21℃, 수심 50~300m에서 서식하는 고등어과 물고기다. 특히 코코생참치는 오메가3를 다량 함유한 정어리와 고등어를 먹이로 축양하기 때문에 유분이 풍부하며 뱃살(토로)은 물론 등살(아까미) 부위도 참다랑어 특유의 육질과 식감을 느낄 수 있다. 30~40kg 축양 참치는 100kg급 자연산 참치의 풍미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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