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김치값 불안, 배추 저장 기술이 바꾼다
오요리 기자
cnc02@hnf.or.kr | 2025-07-15 10:39:50
다중질소농도 연속공급장치 사진 = 농진청
[Cook&Chef = 오요리 기자] 매년 여름철이면 반복되는 배추값 급등과 김치 수급 불안, 올해는 조금 다른 양상이 펼쳐질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이 봄배추를 여름까지 신선하게 저장할 수 있는 새로운 저장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면서, 소비자들의 걱정을 덜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최근 충북 보은에 위치한 거점산지유통센터를 찾은 권재한 농촌진흥청장은, 국내 기술로 개발된 ‘능동형 시에이(CA) 저장고’ 도입 현장을 점검하고, 현장 관계자들과 배추 수급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저장고는 기존 기술보다 한층 정교한 시스템을 갖춘 2세대 저장 기술로, 저장된 배추의 호흡과 신선도를 자동으로 감지해 내부 산소·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함으로써 신선한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기존의 외국산 저장 기술은 설치비용이 지나치게 높거나 유지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 국산 저장고는 농업 현장에 맞춘 비용·운영 효율성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로 보은 유통센터에는 이 저장고가 설치돼 90톤의 봄배추가 입고됐고, 약 3개월간 신선도를 실증하는 중이다. 이 배추는 여름철 시장에 공급되어 김치 물가 안정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한편, 전남 장성에서는 ‘수확후관리 통합(패키지) 기술’을 통해 또 다른 저장 시범이 진행 중이다. 이 기술은 수확한 배추를 예비 냉장 후 건조시키고, 특수 필름 포장 및 저온저장을 결합한 방식이다. 기존보다 2배 이상 오래 저장할 수 있어, 6월에 수확한 배추를 9월까지도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기술이 여름철 김장 김치 재료 구입 부담을 줄이고, 배추값 급등에 대한 불안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장마와 폭염으로 채소값이 들쭉날쭉해지는 여름철, 정부가 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은 식탁 물가 안정 측면에서도 반가운 소식이다.
권재한 청장은 “배추 저장 기술이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되면 소비자도 제철이 아닌 시기에도 정상 가격에 배추를 구매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농림축산식품부, aT와 협력해 저장·유통 시스템을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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