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에 '먹거리 기본권' 명문화해야… 국가 책임 강조하는 국회 토론회 성료
이경엽 기자
cooknchefnews@hnf.or.kr | 2026-03-30 18:44:22
[Cook&Chef = 이경엽 기자] 먹거리 기본권을 단순한 배급이나 선별적 복지가 아닌, 국가가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할 ‘사회권’으로 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모였다.
지난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먹거리 문제를 사회권의 관점에서 재정의하는 「사회권으로서 먹거리기본권을 말하다」 토론회가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문금주, 소병훈, 송옥주, 임미애 국회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 신장식 국회의원(조국혁신당), 전종덕 국회의원(진보당)이 공동 주최하고,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등 다수의 시민사회단체가 공동 주관했다.
헌법상 '사회권' 명문화 및 국가 개입 의무 촉구
기조 발제를 맡은 황영모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농수산식품분과위원장은 헌법과 개별 법률에 먹거리 기본권을 사회권으로 명문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먹거리 기본권은 교육권, 노동권 등 모든 사회권 실현의 우선 토대이며,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 의무가 있는 확장된 권리"라고 정의했다. 이어 모든 국민에게 물리적·경제적으로 안전하고 건강한 식품 접근성을 보장하고, '보편적 보장'과 '취약계층 우선 지원'을 결합한 이중적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브라질, 미국, 영국, 프랑스 등 먹거리 기본권을 헌법상 권리나 사회보장제도로 다루는 해외 사례를 소개하며 정책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선별적 예산 한계 지적 및 공공급식체계로의 전환
김선희 희망먹거리네트워크 정책이사는 정부 예산의 구조적 사각지대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이사는 "현재 푸드시스템 예산은 여전히 취약계층 중심의 선별적 복지에 한정되어 있으며, 생산자와 소비자가 주체가 되는 민주적 거버넌스 예산은 시설 보조금의 1%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주민이 스스로 먹거리 환경을 개선해 나가는 회복력 있는 푸드시스템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교급식을 통한 지역 간 격차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미진 경기먹거리연대 공동대표는 "미래세대의 먹거리 보장이 국가 책임이 아닌 지자체 재정 의존과 선택에 맡겨져 있어 급식비 단가나 친환경 식재료 지원 수준에서 격차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단순한 급식 개선을 넘어 먹거리 정책 전체를 국가가 책임지는 '공공급식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돌봄 내 먹거리 의무화 및 청년 먹거리 기본권
이날 토론회에서는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한 세부 정책 제안도 이어졌다.
임종한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는 건강 유지와 사회적 고립 완화 측면에서 '먹거리 돌봄'이 지역 통합돌봄의 필수 요소로 의무화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수현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청년위원회 대표는 청년을 새로운 먹거리 취약계층으로 규정하고, 한국 청년들이 처한 열악한 먹거리 환경을 분석하며 청년 먹거리 기본권 정책을 촉구했다. 홍인기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식량보장법 및 먹거리기본법 등 현재 정부의 국정과제 추진을 위한 입법 정책 현황을 설명했다.
토론회를 공동 주관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먹거리 기본권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들은 향후 먹거리 기본권의 국가 책임을 명문화하기 위해 헌법 개정 및 관련 법률 제정 운동에 지속적으로 연대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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