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의 삼각편대 전략, 해외 확장·내수·사회공헌의 선순환 구조

오요리 기자

cnc02@hnf.or.kr | 2025-12-31 18:52:00

사진 = 제너시스BBQ

[Cook&Chef = 오요리 기자] 제너시스BBQ 그룹(이하 BBQ)의 연말 행보는 다각적이다. 29일 중앙아시아 최대 경제국 카자흐스탄과의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 소식이 전해졌다. 같은 날 저녁에는 카카오쇼핑라이브를 통해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5,000원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틀 뒤인 31일에는 올 한 해 가맹점(패밀리)과 함께 총 2만 4,000여 마리의 치킨을 기부했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이 세 가지 사건은 해외 진출, 내수 마케팅, 사회공헌이라는 개별 활동으로 보이지만, 이는 유기적으로 연결된 통합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BBQ의 동시다발적 행보는 글로벌 시장 영토 확장, 내수 고객 기반 강화, 사회적 책임을 통한 브랜드 가치 제고라는 세 가지 목표를 연결하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해당 전략은 포화 상태인 국내 외식 시장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필수 조건으로 부상한 시대적 배경에서 비롯됐다. BBQ의 사례는 단순히 한 기업의 성장을 넘어, 미래 외식 산업이 지향해야 할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의 한 단면을 제시한다.

글로벌 확장과 사회적 책임, 외식업의 새로운 생존 공식

국내 외식 산업은 오래전부터 포화 상태로 진단받았다. 통계청의 '2022년 기준 경제총조사'에 따르면 국내 음식점 및 주점업 사업체 수는 80만 개에 달한다. 이는 인구 약 64명당 1개의 음식점이 존재하는 수치로, 극심한 경쟁 환경을 보여준다. 최저임금 인상, 원자재 가격 급등, 배달 플랫폼 수수료 등 고정비용 증가는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 속에서 국내 외식 기업에게 해외 시장 진출은 필수가 되었다. K-콘텐츠 확산으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은 해외 시장을 개척할 최적기다. BBQ의 카자흐스탄 진출은 K-치킨의 영토를 중앙아시아까지 확장하려는 공격적인 의지를 표명한다.

동시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은 더 이상 시혜적 차원의 부가 활동이 아니다. 소비자는 제품의 맛이나 가격뿐만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기여도와 윤리 경영 여부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BBQ가 26년간 이어온 치킨 기부 활동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며 브랜드 신뢰도와 충성도를 구축하는 무형 자산으로 작용한다.

결론적으로 BBQ의 최근 행보는 해외에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국내에서는 프로모션과 사회공헌으로 고객 관계를 강화하는 이원화 전략으로 요약된다. 이는 외형 성장과 내실 다지기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정교한 전략에 따른 것이다.

전략적 교두보 카자흐스탄, 중앙아시아 시장 공략 본격화

BBQ가 중앙아시아 첫 진출지로 카자흐스탄을 선택한 것은 전략적 판단의 결과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5개국 중 가장 넓은 영토와 가장 큰 경제 규모를 가진 국가다. 인구, 물류, 소비의 중심지로서 지정학적 중요성도 높다. 특히 최대 도시 알마티와 수도 아스타나를 중심으로 외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 K-푸드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계약은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체결됐다. 이는 본사가 현지 기업에 특정 지역 내 독점 사업 운영권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현지 시장 이해도가 높은 파트너를 통해 초기 투자 비용과 운영 리스크를 줄이고 신속하게 시장에 안착하는 장점이 있다. 파트너로 선정된 '레스토파크' 그룹은 알마티 중심의 외식 전문 기업으로, 현지 노하우를 갖춰 성공 가능성을 높인다.

진출 전략 또한 체계적이다. 1단계로 아스타나, 알마티 등 주요 도시에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주는 플래그십 매장을 연다. 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한다. 2단계에서는 QSR(Quick Service Restaurant) 형태의 매장을 핵심 상권에 다수 출점해 접근성을 높이고 본격적인 가맹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나아가 카자흐스탄을 발판 삼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인접 국가로 확장한다는 장기 로드맵도 제시했다. 이는 카자흐스탄을 중앙아시아 전역으로 뻗어 나가기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명확한 비전을 보여준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초기 파트너 발굴부터 지원했다는 점은 이번 진출이 민관 협력으로 준비되었음을 시사한다.

내수 다지기, 라이브 커머스와 트렌드 메뉴로 공략

해외 시장 개척과 동시에 내수 시장 관리도 소홀히 할 수 없다. BBQ는 카자흐스탄 진출 발표 당일, 국내에서는 '카카오쇼핑라이브'로 주력 소비층과 소통을 강화했다. 라이브 커머스는 실시간 소통과 즉각적인 구매 전환이 가능해 최근 유통업계의 핵심 마케팅 채널로 부상했다. 특히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젊은 세대 공략에 효과적이다.

이번 라이브 커머스에서 선보인 메뉴 구성은 주목할 만하다. 브랜드의 상징인 '황금올리브치킨'과 함께, 최근 SNS에서 인기를 끈 '뿜치킹', '크런치버터치킨'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스테디셀러에만 의존하지 않고, 빠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시즈닝 치킨에 대한 젊은 층의 높은 관심을 포착해 마케팅에 즉각 활용한 것이다.

사진 = 제너시스BBQ

혜택은 '5,000원 할인'이라는 명확하고 직관적인 수치로 제시됐다.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혜택으로 구매를 유도하고, 연말연시 모임 수요를 공략했다. 이는 단순 할인 행사를 넘어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경험을 제공하고 잠재 고객을 충성 고객으로 전환시키는 효과를 노린 전략이다.

숫자로 증명된 사회공헌, 2만 4천 마리 치킨의 가치

BBQ 전략의 또 다른 한 축은 사회공헌이다. 2023년 한 해 '치킨대학 착한기부'와 '패밀리와 함께하는 치킨릴레이'를 통해 기부한 치킨은 총 2만 4,000여 마리다. 월평균 2,000마리에 해당하는 이 수치는 활동이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치킨대학 착한기부'는 26년간 이어진 BBQ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예비 가맹점주가 교육 과정에서 조리한 치킨을 지역 복지시설에 기부하며, 창업 초기부터 나눔의 가치를 체득하게 한다는 교육적 의미도 있다. 매달 1,000마리씩 26년간 이어진 꾸준함은 그 자체로 브랜드의 진정성을 대변한다.

'패밀리와 함께하는 치킨릴레이'는 2017년 시작된 상생형 사회공헌 모델이다. 본사가 신선육을 지원하면 참여를 희망하는 가맹점이 치킨을 조리해 지역 소외 이웃에게 전달한다. 본사와 가맹점이 함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구조로, 가맹점주에게는 지역 사회 기여에 대한 자부심과 본사와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이러한 활동은 단순 기부를 넘어선다. 노인복지관, 아동보육원 등 지역 사회의 가장 필요한 곳에 온기를 전하며 브랜드의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한다. 이는 장기적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착한 기업'이라는 인식을 통해 강력한 브랜드 해자(垓子)를 구축하는 고도의 투자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성장의 선순환 구조: 해외, 내수, 사회공헌의 연결

BBQ의 카자흐스탄 진출, 라이브 커머스, 2만 4,000마리 치킨 기부는 개별적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세 활동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전략적 가치가 극대화된다. 글로벌 시장 개척은 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미래 수익원을 창출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과 브랜드 가치는 다시 국내 시장 마케팅과 사회공헌 활동을 뒷받침하는 재원이 된다.

반대로 내수 시장의 안정적 기반과 긍정적 브랜드 이미지는 리스크가 큰 해외 시장 진출을 감행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된다. 소비자와 가맹점주로부터 얻은 신뢰는 브랜드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다. 결국 '해외 진출을 통한 성장 → 내수 투자 및 사회적 가치 창출 → 브랜드 신뢰도 상승 → 해외 진출 동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이는 더 이상 외식 기업이 맛과 가격만으로 경쟁하던 시대가 지났음을 보여준다. 이제 기업은 글로벌 시장의 '플레이어'인 동시에,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요구받는다. BBQ의 다각적 행보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대한 하나의 모범 답안을 제시한다.

BBQ 모델이 제시하는 외식 산업의 미래 전략

BBQ가 보여준 입체적 전략은 동종 업계에 여러 시사점을 던진다. 첫째, 성장의 축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국내 시장 경쟁에만 매몰되지 않고, K-푸드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이때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 단계적 시장 진입 등 철저한 사전 준비가 성공의 관건이다.

둘째, 사회적 책임은 비용이 아닌 투자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꾸준하고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 활동은 단기적 매출 증대보다 강력한 힘을 가진다. 이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 즉 '팬덤'을 형성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며 위기 상황에서 브랜드를 지키는 방파제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전략과 내수 전략, 사회공헌 활동이 하나의 통합된 비전 아래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각 활동이 시너지를 내며 선순환 구조를 이룰 때, 기업은 비로소 지속 가능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BBQ의 사례는 외형적 확장과 내적 가치 성장이 분리될 수 없으며, 오히려 서로를 강화하며 함께 나아가야 함을 증명한다.

Cook&Chef / 오요리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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