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농약 시래기 3톤 회수, 식자재 공급망 안전성 '경고등'
오요리 기자
cnc02@hnf.or.kr | 2026-02-27 20:10:54
[Cook&Chef = 오요리 기자] 주요 식재료인 시래기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잔류농약이 검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지난 2월 26일, 시중에 유통된 국내산 건조 시래기 제품에 판매 중단 및 회수 조치를 명령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 식품 안전사고를 넘어, 한식의 근간을 이루는 식재료의 안전 관리 시스템, 외식 산업 공급망, 소비자 신뢰에 복합적인 질문을 던진다.
문제의 제품은 ㈜굿프랜즈가 포장·판매한 것으로, 강원도 양구 지역 생산 시래기다. 해당 물량은 외식업소용 B2B(기업 간 거래)와 일반 소비자용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 모두에 공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번 회수 조치는 해당 식재료를 사용하는 수많은 식당과 이를 구매한 소비자 모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번 사건은 한 업체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농산물 생산 단계의 농약 관리부터 유통, 소분,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친 식품 안전망의 허점을 드러낸다. 동시에 외식업 경영자에게는 식자재 원산지와 안전성에 대한 더욱 철저한 검증을 요구하는 강력한 신호로 작용한다. 국민 식재료 시래기에서 발생한 이번 논란의 전말과 외식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다.
기준치 9배 초과, '양구 펀치볼 시래기' 회수 전말
식약처 발표에 따르면 회수 대상은 ㈜굿프랜즈(서울 송파구 소재)가 판매한 제품이다. 포장일이 ‘2026. 2. 19.’로 표시된 300g 단위 포장 제품이며, 총 회수 대상 물량은 3,000kg(3톤)에 달한다. 해당 제품은 '양구 펀치볼 시래기'라는 이름으로 판매된 것으로 파악된다. 강원도 양구, 특히 펀치볼 지역은 높은 일교차와 청정한 환경 덕에 고품질 시래기 생산지로 알려져 있다.
특정 지역의 명성을 내건 제품에서 안전성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은 소비자에게 더 큰 충격을 준다. 소비자는 단순히 '시래기'가 아닌 '양구 펀치볼'이라는 지리적 브랜드가 보증하는 품질과 안전에 대한 기대를 함께 구매하기 때문이다. 이번 회수 조치는 해당 브랜드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수밖에 없다.
검출된 잔류농약은 '펜타클로로벤조니트릴(Pentachlorobenzonitrile, PCNB)'이다. 식약처 검사 결과, 해당 시래기에서 0.09 mg/kg이 검출됐다. 이는 현행 식품공전상 기준치인 0.01 mg/kg 이하를 9배 초과한 수치다. 식약처는 해당 제품 구매 소비자에게 즉각 섭취를 중단하고 구입처에 반품할 것을 권고했으며, 유통망에 남은 물량을 신속히 회수하도록 조치했다.
이번 조치는 판매업체 소재지인 서울 송파구와 실제 소분·포장 작업이 이뤄진 강원 양구군이 동시에 관여하는 사안이다. 식약처의 총괄 아래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회수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는 생산지와 판매지가 다른 농산물 유통 구조의 특성을 보여주며, 문제 발생 시 책임 소재 규명과 신속한 대응에 다각적 협력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문제의 농약 '펜타클로로벤조니트릴'과 PLS 시스템
이번에 검출된 펜타클로로벤조니트릴은 주로 토양 살균제로 사용되는 농약 성분이다. 무, 배추 등 뿌리채소의 병해 방제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농약 사용량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최종 수확물에 남은 잔류량이다. 정부는 국민 건강 보호를 위해 농산물별로 각 농약 성분의 잔류 허용 기준을 엄격하게 설정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제도는 '농약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Positive List System, PLS)'다. 2019년 1월 1일부터 전면 시행된 이 제도는 국내외 등록 농약에 대해 농산물별 잔류허용기준을 설정한다. 그 외 기준이 없는 농약은 일률적으로 0.01 mg/kg 이하로 관리하는데, 이는 사실상 '불검출'에 가까운 엄격한 기준이다.
이번 시래기에서 검출된 0.09 mg/kg은 기준치의 9배에 해당한다. 이는 PLS 시스템이 작동해 부적합 농산물을 시장에서 차단했다는 긍정적 측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동시에 생산 현장에서 PLS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관행적 농약 사용이 근절되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농가에서 특정 작물에 미등록된 농약을 사용했거나, 등록 농약이라도 안전사용기준을 지키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무 잎을 건조하는 시래기의 특성상, 재배 과정에서 사용된 농약이 건조·농축되면서 잔류량이 더 높게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원물인 무 재배 단계부터 철저한 농약 안전사용기준 준수가 중요하다. 이번 사건은 PLS 제도의 성공적인 작동 사례인 동시에, 생산 현장의 안전 관리 강화라는 과제를 남겼다.
Cook&Chef / 오요리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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