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비양도, ‘올리브섬’으로 변신… 어촌 활로 모색

허세인 기자

cnc02@hnf.or.kr | 2026-04-06 20:22:34

한국관광공사 식목 행사로 본격 시동
연구로 입증된 올리브 재배 가능성, 해양관광 자원으로 확장

올리브나무 식수 현장. 사진 = 한국관광공사

[Cook&Chef = 허세인 기자] 한국관광공사(사장 박성혁)가 제주 비양도에 올리브 나무를 심으며 기후 위기 대응과 어촌 지역 활성화를 결합한 새로운 관광 모델 구축에 나섰다.

공사는 지난 4월 5일 식목일을 맞아 비양도에서 ‘올리브 나무 식수 행사’를 개최하고, ‘올리브섬 조성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행사에는 비양리 마을주민과 생태교육 프로그램 참가 학생·학부모 등 150여 명이 참여해 올리브 식재와 함께 올리브잎 비누 만들기 체험, 해안가 플로깅 활동 등을 진행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기후온난화로 제주 지역 농업 환경이 변화하는 가운데, 감귤을 대체할 수 있는 작물로 주목받고 있는 올리브를 활용해 지역 경제와 관광을 동시에 활성화하려는 시도다.

비양도는 작년 11월 제주 올리브농장과 협약을 맺고 유휴부지에 올리브 묘목을 시범 식재했으며, 해풍과 염분, 일조량 등 비양도 특유 환경 조건에서의 생육 가능성을 확인한 뒤 올해부터 본격적인 재배 확대에 나섰다.

실제로 제주에서의 올리브 재배 가능성은 이미 연구를 통해 검증됐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올리브 노지재배 가능성 연구를 수행해 동해에 강한 품종을 선발했으며, 제주는 노지재배에 적합한 지역으로 평가됐다.

이후에도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제주 지역 농가를 대상으로 한 현장 실증 연구가 진행되며 품종별 생육 특성, 오일 함량, 병해충 발생 등 다양한 데이터가 축적됐다. 특히 프란토이오, 버달레, 마우리노 품종을 중심으로 재배 안정성과 품질 확보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올리브의 산업화 기반이 점차 마련되고 있다.

다만 올리브는 뿌리가 얕아 강풍에 약하므로 제주 환경에 맞춘 재배 기술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지주대와 방풍 시설을 설치하고, 수확 후 가공·유통 체계 마련 등 후속 기술 개발도 병행되고 있다.

비양도는 이러한 농업적 가능성을 관광과 결합해 새로운 지역 성장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공사와 비양도는 2025년부터 해양관광 콘텐츠 발굴 협력을 이어오며 생태자원을 관광 상품으로 개발해 왔고, 그 결과 지난해 입도객 수는 전년 대비 28.8% 증가한 23만여 명을 기록했다.

지역 주민들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고성민 비양리장은 “비양도에 거주하는 60여 명 주민들은 대부분 어업종사자인데 기후변화로 생업이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올리브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면 주민 일자리와 소득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향후 비양도는 올리브를 테마로 한 지역특산물 활용, 미식축제, 러닝대회 등 체험형 관광 프로그램 등을 확대해 ‘올리브섬’ 브랜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영근 제주지사장은 “비양도는 관광이 지역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모범사례”라며 “기후변화 대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해양관광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시도는 단순한 관광 콘텐츠를 넘어 식재료와 외식 산업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올리브는 오일, 절임, 가니시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는 대표적인 글로벌 식재료인 만큼, 제주산 올리브가 안정적으로 생산될 경우 지역 레스토랑과 연계한 메뉴 개발이나 로컬 미식 콘텐츠로의 전환도 기대할 수 있다. 결국 비양도의 ‘올리브섬’ 프로젝트는 관광과 농업을 넘어, 지역 식재료 기반의 새로운 외식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지 여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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