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우 맞은 보성, 햇차 수확 시작… ‘말차’로 제2 부흥기 연다
허세인 기자
cnc02@hnf.or.kr | 2026-04-21 22:19:42
사진 = 보성군
[Cook&Chef = 허세인 기자] 24절기 중 여섯 번째 절기인 곡우를 맞아 전남 보성 차밭에 다시 초록빛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봄비를 머금은 어린 찻잎이 올라오는 이 시기는 1년 중 가장 품질이 좋은 차를 수확할 수 있는 때로, 보성 차 산업의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여겨진다.
보성군(군수 김철우)은 20일 곡우를 기점으로 지역 차밭에서 햇차 수확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 시기 채집한 어린 찻잎은 향과 맛이 뛰어나 최고급 녹차인 우전차의 원료로 사용되며, 품질 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다.
국내 최대 차 주산지인 보성은 해양성과 대륙성 기후가 교차하는 환경과 풍부한 강수량, 배수성이 뛰어난 토양을 바탕으로 고품질 차 생산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현재 573여 농가가 약 797ha 규모의 차밭을 운영하며, 연간 5,000~6,000톤의 찻잎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보성 차 산업은 녹차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말차’를 핵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모습이다. 분말 형태의 말차는 음료와 제과제빵, 건강식품 등 다양한 분야와 결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고, 시장 확장성도 크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보성에서 생산된 차 원료는 지역 내 가공시설과 민간 기업 협업을 통해 다양한 2차 가공 제품으로 개발되고 있다. 일부는 성심당, 더벤티 등 식품기업 및 카페 프랜차이즈와 연계해 말차 음료와 디저트, 기능성 제품으로 출시되며 소비 접점을 넓히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유럽과 미국, 호주 등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말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보성 말차의 수출 역시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보성군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산업 기반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총 80억 원 규모의 ‘K-TEA 보성말차 가공시설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차광막과 비즈밀 확충 등 생산 기반 고도화를 위해 8억 원을 추가 투입하고 있다.
현재 지역 농가에서는 햇차 수확과 함께 말차 생산을 위한 차광 재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일부 농가에서는 이미 햇차 출하도 시작됐다. 현장에서는 올해 차 생산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는 분위기다.
군 관계자는 “곡우는 보성 차 산업의 한 해를 여는 중요한 시기”라며 “보성말차를 중심으로 생산과 가공, 유통, 관광이 연결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차 산업의 제2 부흥기를 이끌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곡우를 기점으로 시작된 차 생산은 오는 5월 열리는 ‘보성다향대축제’와 맞물리며, 대한민국 농산물지리적표시 제1호인 보성녹차의 우수성과 산업 경쟁력을 알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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