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정감사] K-푸드 수출 1위 즉석밥, 원료는 '미국 쌀'…농산물 할인 지원금은 대형마트 배만 불려

이경엽 기자

cooknchefnews@hnf.or.kr | 2025-10-17 15:40:13

국감서 드러난 식품 정책의 민낯…임미애 의원, "정부 지원 사업 전면 재검토해야" 사진 =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Cook&Chef = 이경엽 기자] K-푸드 수출의 효자 품목인 즉석밥에 정작 국산 쌀은 쓰이지 않고, 소비자 물가 안정을 위한 농축산물 할인 지원금은 대형 유통업체의 배를 불리는 데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 식품 정책의 허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정부 할인쿠폰이 대형마트 꼼수 인상에 악용

이날 임미애 의원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상대로 한 질의에서 감사원의 감사 보고서 내용을 근거로 농축산물 할인 지원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사업은 소비자 장바구니 물가를 낮추자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실제로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할인 행사 직전에 품목 가격을 올린 뒤 정부 지원금을 받아 이익을 챙기는 방식으로 운영됐다는 것이다. 

임 의원은 "농식품부와 aT 담당관들도 이 사실을 인정했다"며 , "대형 유통업체들의 '꼼수 인상'을 알고도 자금 회수나 페널티 부과 없이 방치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며, "재검토 없이는 내년 관련 예산 편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K-푸드 대표 즉석밥, 정작 쌀은 'Made in USA'

이어서 임 의원은 K-푸드 수출 확대의 이면에 가려진 문제점을 제기했다. 특히 미국으로 수출되는 즉석밥의 경우, 국산 쌀이 아닌 전량 미국 쌀로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가공업체 측은 그 이유로 미국의 잔류 농약 허용 기준(PLS)이 국내와 달라 국산 쌀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든 것으로 확인됐다. 

임 의원은 "온 나라가 K-푸드를 외치는데, 정작 대표 수출 품목에 국내산 원료가 사용되지 않는 것은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는 농식품부와 aT, 농진청의 책임이 크다"고 비판했다. 그는 aT가 농산물 수출 전문 단지를 육성하면서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과 협력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점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홍문표 aT 사장은 "현지에서 (미국 쌀을) 원하고 검역이 편해 사용하고 있다"고 해명하며, "지적에 공감하며, 국내산 쌀 수출을 다른 나라로 확산하는 방안을 농림부와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정부의 식품 정책이 유통 현장과 수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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