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지음’ 조은희 셰프, APEC 영부인 오찬 총괄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0-27 20:57:02
대통령 부부, 경주서 '한식의 품격' 전한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오는 10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단순한 외교 행사를 넘어, 한국의 미식과 문화를 세계에 선보이는 무대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회의의 또 다른 키워드는 다름 아닌 ‘K-푸드 외교’다.
정상회의 첫날 김혜경 여사가 주최하는 영부인 오찬은 한식의 섬세함과 미학을 집약적으로 보여줄 자리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 오찬은 경주의 전통과 계절의 흐름을 담은 한식 파인다이닝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서울 종로의 ‘온지음’ 레스토랑의 조은희 수석 셰프가 메뉴 총괄을 맡을 것으로 전해진다.
조 셰프는 국가무형문화재 궁중음식 이수자로, 한복려 원장에게 궁중 요리를 사사받은 인물이다. 공교롭게도 한 원장이 2005년 부산 APEC 당시 권양숙 여사의 영부인 오찬 자문을 맡았던 바 있어, 스승과 제자가 20년의 시간을 사이에 두고 한식의 세계화를 잇는 인연으로 주목된다.
이번 오찬은 각국 영부인들의 식문화와 알레르기, 식습관까지 세심하게 고려해 구성된 코스 요리로 알려졌다. 메뉴에는 쇠고기와 야채를 넣은 밀쌈말이, 석류 모양의 만둣국 ‘석류탕’, 그리고 전통 반상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플레이팅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는 이를 통해 “정통 한식의 정신을 지키되, 세계인의 식탁에서 공감할 수 있는 조화”를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정통의 힘으로 세계와 소통하다
김혜경 여사는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K-푸드 간담회에서도 “퓨전이 아닌 정통 한식이 세계 미식 시장에서 더 깊은 울림을 준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번 APEC 오찬 또한 그 철학의 연장선이다.
단순히 전통을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적 미(美)와 계절의 질서, 재료의 섬세함을 세계의 언어로 풀어내는 시도다. 한식이 ‘건강한 밥상’을 넘어 ‘가치 있는 문화’로 자리매김하는 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한식의 전통과 철학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음식이 전하는 문화의 힘’을 강조하고 있다. 한입의 음식, 한 끼의 식탁을 통해 한국의 가치와 정서를 전달하려는 그들의 행보가 이번 APEC을 더욱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고 있다.
음식으로 여는 외교, 경주의 식탁에서 세계로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미국 CNN 인터뷰에서 진행자와 함께 경주빵을 나누며 ‘K-푸드는 전 세계적으로도 건강식으로 손꼽힌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테이블에 직접 안동 사과, 제주 귤, 김밥, 약과 등을 올려두고 “한국을 방문하는 분들이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함께 즐기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짧은 장면이었지만, 이 모습은 한류의 확장된 형태로서의 음식 문화를 보여준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CNN 진행자는 경주빵을 맛본 뒤 “절제된 단맛이 인상적”이라고 평했고, 이 대통령은 “전통의 맛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한국 문화의 힘”이라고 답했다. ‘한입의 미식 외교’가 만들어낸 교감이었다.
이번 APEC을 통해 한국은 ‘K-푸드’를 문화 외교의 중심축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대통령이 CNN에서 직접 경주빵을 나누고, 영부인이 세계 정상의 배우자들에게 한식의 맛을 전하는 장면은 ‘문화의 최고봉은 가치와 질서’라는 대통령의 말처럼 한국 음식이 단순한 미식이 아니라 철학과 품격의 언어임을 보여준다.
경주의 식탁 위에 놓일 한 점의 음식, 그 안에는 한국의 계절과 사람, 그리고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다. 한식의 향과 온기가 세계 각국의 외교 무대 위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문화의 언어’로 전해질 순간을 기대해 본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쿡앤셰프(Cook&Chef).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