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내리고, 농가 소득 높인다… 정부, 축산물 유통구조 전면 개편
조서율 기자
cnc02@hnf.or.kr | 2026-01-13 23:28:17
한우·돼지·계란까지 구조 개선, 온라인 중심 유통으로 전환 가속
[Cook&Chef = 조서율 기자] 정부가 축산물 유통 전 과정의 비효율을 줄여 소비자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 기반을 마련하는 대대적인 유통구조 개선에 착수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는 13일 「축산물 유통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한우·돼지고기·닭고기·계란을 중심으로 유통 효율화, 거래가격 투명성 강화, 온라인 거래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정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축산물 유통은 도축·가공·판매 일원화와 시설 현대화 등을 통해 외형적인 발전을 이뤘지만, 복잡한 유통 단계와 관행으로 인해 산지가격 하락이 소비자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구조적 한계가 지적돼 왔다. 농식품부는 K-농정협의체, 생산자단체, 전문가 TF 논의를 거쳐 ‘소비자 부담 완화와 생산자 소득 제고의 동시 달성’이라는 정책 방향을 명확히 설정했다.
유통 효율화와 생산비 절감…“가격 구조부터 바꾼다”
이번 대책의 첫 번째 축은 유통 단계 효율화와 생산비 절감이다. 핵심은 유통비를 줄여 축산물 가격의 ‘거품’을 걷어내는 것이다. 한우의 경우 농협 공판장 내 직접 가공 비중을 2030년까지 40% 이상으로 확대하고, 부천복합물류센터를 중심으로 분산된 유통 기능을 통합해 상장 수수료·물류비·가공비 등 유통비를 최대 10%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생산자단체형 직거래 모델을 확대하고, 축산물 가격 비교 서비스 ‘여기고기’를 통해 매장별 가격 정보를 제공해 가격 경쟁도 유도한다.
사육 방식 개선도 병행된다. 고비용·장기 사육 위주의 한우 생산 구조에서 벗어나 사육기간을 32개월에서 28개월로 단축해 사료비 등 생산비를 낮추고, 단기 비육 한우고기의 상시 유통 체계를 구축한다. 이는 합리적인 가격의 한우 공급 확대와 함께 농가의 경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돼지고기와 닭고기, 계란 역시 유통·조사 체계를 현실에 맞게 손질한다. 닭고기는 생닭 중심 가격 조사에서 부분육까지 확대하고, 계란은 특란·대란 가격을 물량 가중평균 방식으로 산출해 가격 왜곡을 줄인다. 계란 거래 과정에는 표준거래계약서를 도입해 불투명한 거래 관행을 개선한다.
거래 투명성·온라인 전환…“시장 기능을 제대로 작동시킨다”
두 번째 축은 거래가격의 투명성 강화와 온라인 유통 확대다. 정부는 가격이 제대로 형성되고 경쟁이 작동하는 시장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돼지고기는 도매시장과 온라인 경매를 확대해 거래 가격의 대표성을 높이고, 가공업체의 돼지 구입·정산 가격을 조사·공개해 농가와 시장 참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현재 4.5%에 불과한 경매 비중을 2030년까지 1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삼겹살에 대해서는 지방 비율 기준을 조정하고, 과지방 부위는 별도 명칭으로 구분 유통해 품질 기준을 명확히 한다. 이는 소비자 불만이 컸던 ‘과지방 삼겹살’ 문제를 구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온라인 거래 확대도 본격화된다. 소·돼지 원격 상장과 부분육 온라인 경매를 늘리고, 계란 역시 공판장 중심의 온라인 도매 거래를 확대한다. 여기에 축산물 가격 비교 서비스 ‘여기고기’를 활성화해 농협, 생산자단체, 정육점 등의 참여를 확대하고, 실시간 가격 정보를 기반으로 한 경쟁을 촉진한다.
체감 물가 안정이 관건…정책의 완성은 현장 안착
농식품부가 그리는 최종 비전은 명확하다. 유통비와 생산비는 낮추고, 가격은 투명하게 공개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축산물 가격 안정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동시에 생산자는 합리적인 가격과 안정적인 거래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소득을 확보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가격 연동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신속하게 작동할지, 온라인 경매와 가격 공개가 민간 유통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생산비 절감형 사육 방식 전환에 농가가 얼마나 참여할지가 관건이다. 제도 개선과 함께 현장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지속적인 소통과 인센티브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축산물 유통 구조 개선은 단기간에 끝나는 정책이 아니라 지속적인 점검과 보완이 필요한 과제”라며 “국민이 실제로 가격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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