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정감사] 문금주 의원, 국감서 ‘생산·유통 구조개혁’ 촉구
이경엽 기자
cooknchefnews@hnf.or.kr | 2025-10-14 14:46:36
[Cook&Chef = 이경엽 기자]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문금주 의원(더불어민주당, 고흥·보성·장흥·강진)은 손에 든 배추를 들어 보이며 질의를 시작했다. 그의 목소리는 단순히 ‘물가’의 문제를 넘어서, 농업의 구조 자체가 무너지고 있음을 경고하는 절박한 메시지였다.
문 의원은 “지금은 김치를 내놓기조차 부담스러운 시대”라며, 소비자는 분노하고 농민은 절망하는 이중고를 지적했다. “정부는 기후 탓을 하지만, 실제로는 생산비 폭등과 유통구조의 비정상성이 근본 원인”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10년간 배추·양파·마늘의 생산비가 40% 이상, 쌀이 28% 상승했음에도 농가소득은 최저임금 인상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농업노동의 시간당 임금은 최저임금의 92% 수준”이라며, “농민은 더 일하고 덜 버는 구조 속에서 버티고 있다”고 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의원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농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이 심각한 만큼, 생산 안정 대책을 강화하고 필수 농자재 지원법을 조속히 안착시키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문 의원은 “그 법이 농민의 삶을 바꾸지 못한다면, 또 하나의 전시행정일 뿐”이라며, 정책의 실질적 구조 개선을 주문했다.
농업의 적은 기후가 아니라 구조다
문금주 의원의 발언은 단순한 농정 논쟁을 넘어, ‘농업의 언어’와 ‘식탁의 언어’가 단절된 현실을 드러냈다. 그는 “정부는 기후 탓을 하지만, 농민의 삶을 어렵게 하는 것은 제도의 낡은 구조”라며, 수입 개방과 할당관세 정책이 오히려 국내 농가를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산물 가격을 억누른다고 물가가 안정되는 게 아니라, 수입 유통업자만 배를 불린다. 농민은 빚으로 버티고 있다.”
문 의원의 말처럼 농업의 위기는 단순히 생산의 어려움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닿지 못하는 농정’의 결과다. 배추 한 포기의 가격은 단순한 수급의 문제가 아니라, 생산비 구조와 유통 이익, 소비자 심리와 정책 언어가 엉켜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그가 든 배추 한 포기는, 식탁이 얼마나 정책으로부터 멀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었다.
식탁으로 돌아가야 할 농정의 언어
문 의원의 지적처럼 농업의 위기는 곧 한식의 위기이자 식문화의 지속 가능성 문제다. 소비자는 ‘금배추’에 놀라고, 농민은 빚에 눌리며, 외식업은 원가 상승에 허덕인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 정책은 여전히 ‘농산물’의 범주 안에 갇혀 있다. 생산과 소비, 농민과 셰프, 유통과 식탁을 하나의 생태계로 보지 못한다면, 농정은 언제나 “배달되지 않는 정책”으로 남을 것이다.
이번 국감에서 문금주 의원의 발언은 ‘농업의 구조를 고치지 않고는 밥상을 지킬 수 없다’는 명징한 메시지로 남았다. 그의 한 마디, “겉만 유지되는 농업, 속은 무너지고 있다”는 말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식탁의 현실에 닿은 정치의 언어였다.
농정의 언어는 언제쯤 국민의 밥상으로 돌아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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