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스토리] 건강한 재료가 맛을 만든다, 8년 연속 미쉐린 ‘꽃밥에피다’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6-02-26 16:44:41

미쉐린 빕 구르망·그린스타 선정, 비건을 기본으로 한 코스와 지속가능한 식재료 철학
인사동점 3월 8일 재오픈 예정… 현재 예약 가능 
귤진피드레싱샐러드. 사진=[꽃밥에피다 SNS]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꽃밥에피다’는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에 8년 연속(2018–2025) 선정되고, 5년 연속 미쉐린 그린스타(2021–2025)를 받은 한식 레스토랑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완성도 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곳으로 평가받으며, 친환경 식재료 사용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실천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곳의 운영 철학은 명확하다. 모든 메뉴의 기본 구성은 비건(plant-based)이다. 밥, 국, 반찬, 김치까지 동물성 재료 없이 준비하며, 여기에 한우·돼지고기·해산물 등 선택 메뉴를 추가할 수 있다. 식재료의 90% 이상을 유기농, 무농약, 동물복지 인증 농가와의 직거래를 통해 조달한다. 곡물 사료 없이 오로지 풀만 먹고 자란 100% 그라스페드(Grass-fed) 한우, non-GMO 사료로 키운 무항생제 돼지고기, 자연산 해산물 등을 사용한다. 좋은 재료를 기본으로 하되, 과한 양념 대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조리를 지향한다.

보자기 비빔밥. 사진=[꽃밥에피다 SNS]

대표 메뉴는 ‘보자기 비빔밥’이다. 자연재배 유기농 백미와 현미를 섞어 지은 밥 위에 여섯 가지 나물을 올리고, 동물복지 인증 유정란으로 만든 지단으로 보자기처럼 감싼다. 여기에 김으로 띠를 두르고 식용 꽃을 올려 제공한다. 사진 촬영이 끝나면 직원이 먹기 좋게 잘라준다. 양념을 많이 넣지 않아도 재료에 은은한 간이 배어 있으며, 자극적이지 않다. 고기 한 점 들어있지 않은데도 마치 고기를 먹은 듯 식감이 풍부하며, 재료의 향이 살아 있다는 평가가 많다. 

‘눈개승마 나물밥’도 많이 찾는 메뉴다. 식물성 단백질 함량이 높은 나물로 알려져 있으며, 담백하면서도 고기와 비슷한 질감을 느낄 수 있다. 멍게 비빔밥은 통영산 멍게를 다시마로 숙성해 특제 간장과 함께 비벼 먹는다. “바다 근처에서 먹는 것처럼 신선하다”는 후기가 있다. 유기농 한우불고기는 전통 간장과 친환경 채소, 과일을 더한 양념으로 맛을 낸다. 

코스 메뉴도 다양하다. ‘스페셜 비건 풀코스’는 계절 스프, 샐러드, 전, 냉채, 나물밥, 된장국, 디저트로 이어진다. 계절에 따라 구성은 달라진다. 무농약 채소찜, 전통 장으로 담근 김치, 홍시와 좁쌀죽으로 발효한 비건 석박지 등이 포함된다. 후식으로는 유과, 부각, 유기농 귤·당근 주스 등이 제공된다. 

 돼지목살구이. 사진=[꽃밥에피다 SNS]

비건을 기본으로 하지만 육류·해산물 코스도 운영한다. non-GMO 사료로 키운 무항생제 돼지목살구이는 전통 간장과 레몬즙으로 맛을 더한다. 육향이 과하지 않고 담백하다는 평가다. 흑산도 우럭찜 코스는 반건조 우럭과 무농약 뿌리채소를 곁들인다. 한우 구이 코스는 그라스페드 소고기를 숙성해 제공한다.

기본 반찬도 인상적이다. 홍시와 전통 간장으로 발효한 비건 석박지, 울릉도 섬엉겅퀴를 넣은 된장국, 약초 육수로 끓인 채식 육개장 등은 식사의 완성도를 높인다. “김 장아찌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비울 수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사진=[꽃밥에피다 SNS]

공간은 인사동 골목에 자리한 한옥풍 건물로, 내부는 고풍스럽고 차분하다. 테이블 위에는 재료 설명 카드가 놓여 있어 식재료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자그마한 한복 인형이 놓여 있는 등 전통적인 분위기를 유지한다. 외국인 방문객이나 부모님과 함께 찾기 좋다는 평가가 많다.

운영은 타임제로 진행한다. 점심(11시 30분, 13시 30분)과 저녁(17시 30분, 19시 30분) 각각 두 타임으로 나뉘어 예약제로 운영된다. 인사동점은 현재 리모델링 중으로 3월 9일 재오픈 예정으로 현재 캐치테이블에서 예약 가능하다. 꽃밥에피다는 북촌에 ‘그로서란트’ 형태의 2호점도 운영한다. 레스토랑과 함께 친환경 식재료, 전통장, 전통주 등을 구매할 수 있다. 먹고, 즐기고, 구매하는 구조로 브랜드 철학을 확장했다. 

꽃밥에피다는 ‘건강한 재료가 곧 맛의 출발점’이라는 원칙을 지켜온 곳이다. 비건을 기본으로 하되 선택의 폭을 넓혀 누구나 함께 식사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미쉐린 가이드 선정으로 이어졌다. 한식의 전통을 기반으로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사례로 꾸준히 언급되는 이유다.

Cook&Chef / 김성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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