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한상, 로컬푸드의 외식화 실험…소비자와의 ‘진짜 연결’을 묻다
이경엽 기자
cooknchefnews@hnf.or.kr | 2025-06-05 13:57:30
[Cook&Chef = 이경엽 기자] 좋은 식재료가 반드시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생산자의 손끝에서 정성껏 자란 로컬푸드도, 소비자와 마주할 ‘접점’이 없다면 결국 외면당하기 쉽다. 장성군이 새롭게 선보인 농가레스토랑 ‘장성한상’은 바로 이 오래된 한계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5일 광주광역시 북구 삼소로에 위치한 장성로컬푸드 첨단직매장 2층. 넓은 공간을 가득 채운 한식 뷔페 매장 ‘장성한상’이 본격적인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한 끼의 밥상’, ‘정을 담은 장성의 한 상’이라는 의미를 지닌 이곳은 로컬푸드를 외식 형태로 전환한 시도다.
총 1026㎡ 규모의 매장에는 한식뷔페존, 과일카페존, 쿠킹클래스 공간, 교육장이 함께 마련돼 있다. 점심 시간에만 운영되는 한식뷔페존에서는 30여 종의 다채로운 한식 메뉴가 준비되며, 음식에 사용되는 식재료는 모두 장성군 약정 농가에서 직접 공급받는다. 이른 아침 수확된 식재료로 바로 점심 메뉴가 준비되어 신선도는 물론, 식재료 본연의 맛도 살아 있다.
장성군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좋은 재료’라는 로컬푸드의 미덕에 더해, ‘맛있게 먹는 경험’이라는 외식 소비자의 니즈를 결합했다.
장성한상 운영 관계자는 “로컬푸드를 일상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이 필요했다”며 “뷔페라는 접근을 통해 누구나 부담 없이 지역 식재료를 접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흑임자치킨’ 같은 전용 메뉴, 계절감을 살린 제철 음식 구성 등도 소비자의 호응을 이끌고 있다. 가격은 성인 1만 5000원, 학생 1만 원, 미취학 아동 6000원으로 책정되었으며, 가족 단위 고객뿐만 아니라 단체 손님도 수용 가능한 좌석 구성이 눈에 띈다.
그간 로컬푸드는 신선함, 안전성, 윤리적 생산 등 강점을 인정받아 왔지만, 판매 채널이 직매장이나 장터에 한정되고 조리 부담이 있는 원물 형태 위주여서 소비자 접점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도심 소비자, 외식 위주 세대와의 거리감은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었다.
장성한상은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모델로 주목된다. 좋은 식재료가 아니라, ‘맛있게 기억되는 경험’으로 이어질 때 로컬푸드는 소비자의 삶 속에 자리잡을 수 있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외식 브랜드화를 통한 접점 확대라는 전략을 실현한 것이다.
김한종 장성군수는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신선한 음식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는 것은 물론, 농가 경영 안정에도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며 “농가레스토랑 ‘장성한상’이 건강한 외식 문화를 선도하는 우수 로컬 브랜드로 자리매김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성한상은 오는 19일, 장성로컬푸드 첨단직매장 개장 3주년 기념행사와 함께 정식 개장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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