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셰프 뉴스] 비니 치미노, ‘모던 할머니’의 손맛으로 클리블랜드를 요리하다

이정호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5-12-03 09:30:04

- 2025년 Food & Wine ‘베스트 뉴 셰프’ 선정
- ‘미드웨스트 나이스’ 철학의 승리 ‘코델리아’
- 쿨에이드 피클과 램버거 헬퍼로 중서부의 맛을 재정의하다
- “우리는 사람들을 기념한다”, 커뮤니티의 마음을 훔친 셰프
이미지 = Cleveland Magazine

[Cook&Chef = 이정호 전문기자] 클리블랜드의 한 셰프가 미국 미식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Food & Wine 매거진의 ‘베스트 뉴 셰프’로 선정되었다. ‘코델리아(Cordelia)’의 오너 셰프 비니 치미노(Vinnie Cimino)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미드웨스트 나이스(Midwest Nice)’라는 따뜻한 환대와 ‘모던 할머니(Modern Grandma)’라는 유쾌한 컨셉을 무기로, 미국 중서부 요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가장 ‘힙한’ 미식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그의 요리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 클리블랜드라는 도시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진심 어린 찬사다.

할머니의 레스토랑에서 시작된 꿈, ‘미드웨스트’를 담다

비니 치미노의 요리에 대한 열정은 그의 핏속에 흐른다. 어린 시절, 그의 할머니는 레스토랑을 운영했고, 그는 자연스럽게 음식이 주는 즐거움을 체득하며 자랐다. 2022년, 그는 자신의 비즈니스 파트너 앤드류 와츠(Andrew Watts)와 함께 클리블랜드의 심장부인 이스트 4번가에 ‘코델리아’를 열었다. 레스토랑은 문을 열자마자 지역 사회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고, 2023년에는 ‘클리블랜드 매거진’이 선정한 최고의 신규 레스토랑으로 뽑혔으며, 치미노 셰프는 2024년 제임스 비어드 어워드 ‘Great Lakes 최우수 셰프’ 부문 파이널리스트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그는 레스토랑을 디자인할 때부터 지역 사회와의 상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낡은 볼링장 레인을 주방 카운터로 재활용하고, 100장이 넘는 클리블랜드의 옛 사진들을 빈티지 액자에 담아 벽을 장식하는 등 레스토랑 곳곳에 이 도시에 대한 애정을 담았다.

‘모던 할머니’의 부엌: 유머와 향수가 가득한 메뉴

‘코델리아’의 메뉴는 비니 치미노의 요리 철학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 그는 자신의 요리를 ‘모던 할머니’ 스타일이라고 부르며, 익숙한 중서부 가정식에 동유럽, 동남아시아, 중동 등 클리블랜드에 정착한 다양한 이민자들의 음식 문화를 위트 있게 결합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램버거 헬퍼(Lamburger Helper)’나 ‘신시내티 칠리 딥’이다. 익숙한 이름의 요리들은 와규 비프, 훈제 체다, 직접 만든 피클 등을 더해 한 차원 높은 맛으로 재탄생한다. 특히 직접 만든 ‘쿨에이드 피클’은 그가 원하는 맛과 색을 내기 위해 자체적으로 쿨에이드 크리스털을 만들어 사용할 정도로 그의 장난기 넘치는 완벽주의를 보여준다. 그는 “우리는 이 재료들과 그것을 가능하게 한 농부 및 공급업체들의 노고를 기념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말하며, 모든 접시에 지역 커뮤니티에 대한 존경심을 담아낸다.

이미지 = Food & Wine / Alex Lau

‘미드웨스트 나이스’ 환대: 문을 열고, 미소로 맞이하라

비니 치미노가 음식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환대’다. 그는 ‘코델리아’의 서비스를 “미드웨스트 나이스”라고 부른다. 이는 단순히 친절한 것을 넘어, 손님을 오랜 친구처럼 맞이하고, 요리사가 직접 테이블에 음식을 내어주며 ‘아빠 개그’를 건네는 따뜻하고 유쾌한 분위기를 의미한다.

그는 “문을 열어주고, 마땅히 받아야 할 존중과 함께 미소로 사람들을 맞이하는 것”이 자신의 철학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철학은 레스토랑의 모든 직원이 공유하며, ‘코델리아’를 찾는 모든 이들에게 음식 이상의 감동을 선사한다. 비니 치미노에게 레스토랑은 단순히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을 기념하고, 공동체의 유대를 강화하며, 클리블랜드라는 도시의 자부심을 높이는 공간이다.

Cook&Chef / 이정호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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