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의 손에서 하늘로, 드론으로 전하는 바다의 맛

민혜경 기자

cooknchefnews@hnf.or.kr | 2025-07-01 12:57:17

제주 성게알·새조개·한치…드론 타고 산지에서 식탁까지

[Cook&Chef = 민혜경 기자] 제주 바다에서 갓 채취한 성게알이 드론에 실려 하늘을 가로질러 배송된다. 이제 섬 지역에서 생산된 신선한 수산물이 ‘즉일 수확·즉일 배송’ 체계를 갖추기 시작했다. 단순한 기술을 넘어, 음식 유통의 개념 자체를 바꾸는 실험이 시작된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7월부터 ‘K-드론배송’의 운영 지역을 기존 50개소에서 166개소로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확대에서 주목할 지점은 단순 물류가 아닌,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결하는 ‘신선식품 역배송 체계’**가 실제 적용된다는 점이다.

제주 해녀 성게알, 하루 10명 한정 ‘드론 산지직송’

대표 사례는 제주도 가파도. 이곳에서는 해녀들이 직접 채취한 성게알을 500g 단위로 하루 5kg 한정, 선착순 10명에게 제주 본섬 상모리 드론배송거점까지 배송하고 있다. 기존 해상 운송 대비 시간은 1/5 수준으로 단축되며, 성게알의 신선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평가다.

또한 비양도에서는 새조개, 한치, 코끼리조개 등도 드론으로 역배송되어 금능선착장까지 이송된다. 물류 전문가들은 “물류 효율성보다는 신선도와 희소성에 기반한 미식 유통의 시작”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역 특산물의 ‘즉일 배송 시대’…셰프와 식자재 업계도 주목

이 같은 드론 역배송 모델은 단순히 관광객 대상 체험 서비스에 그치지 않는다. 프리미엄 한식당, 파인다이닝 셰프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지역 식재료를 당일 공급받을 수 있다면 계절성과 희귀성 기반의 메뉴 구성에 큰 장점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성게알·한치처럼 기후·해류 조건에 따라 품질 편차가 큰 수산물일수록, 이송 속도와 신선도 유지는 요리 품질에 결정적이라는 점에서 기술적 가치 이상으로 조리 관점에서의 활용도가 크다.

기술이 아닌 식문화 혁신으로서의 드론배송

국토교통부는 이번 K-드론배송 체계가 섬 지역 주민의 생계 지원, 유통 사각지대 해소, 재난 시 대응수단 확보 등 다층적 가치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쿡앤셰프는 여기에 하나를 더 묻는다. “이 변화는 식문화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산지직송, 유통간소화, 생산자-셰프 직접 연결… 이는 단순히 ‘드론이 배송해준다’는 사실이 아니라, 음식의 흐름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이제는 물류가 아니라, ‘요리의 시작점’에서부터 식문화가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 쿡앤셰프(Cook&Chef).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