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2] "결국 잔기술은 통하지 않았다"… 최강록, 묵묵히 졸여낸 185점의 '진정성'

민혜경 기자

cooknchefnews@hnf.or.kr | 2026-01-07 11:17:49

'무한 요리 천국'의 승자는 화려함 아닌 '조림의 미학'… 최선 다한 1초가 만든 압도적 승리 사진 = 넷플릭스

[Cook&Chef = 민혜경 기자] 화려한 퍼포먼스도, 심사위원의 눈을 현혹하는 플레이팅도 아니었다. 결국 살아남는 것은 요리를 대하는 '태도', 그리고 끝까지 재료와 싸워 이겨낸 '실력'이었다.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의 세미 파이널 1차전 '무한 요리 천국'에서 셰프 최강록이 보여준 것은 단순한 요리가 아닌, 그의 인생이 담긴 철학이었다.

지난 방송에서 최강록은 경쟁자들이 화려한 식재료와 물량 공세로 승부를 걸 때, 자신만의 길인 '조림'을 선택하며 묵묵히 칼을 갈았다. 그 결과 백종원 95점, 안성재 90점이라는 압도적인 점수(총점 185점)를 기록하며 당당히 파이널 라운드에 직행했다. 

"다 졸여버리겠다"… 흔들리지 않는 뚝심

이번 미션의 주제는 '무한 요리 천국'이었다. 500여 가지의 식재료가 가득 찬 펜트리가 공개되자, 대다수의 셰프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혼란에 빠지거나, "최대한 빨리, 많이 만들어내겠다"며 속도전에 돌입했다. 특히 임성근 셰프는 "질도 질이지만 양으로 승부하겠다"며 35분 만에 첫 요리를 제출하는 등 조급함을 보였으나, 결과는 냉혹했다.

반면 최강록은 달랐다. 그는 "천국 다음에는 지옥이 올 것 같다"는 본능적인 감각으로 상황을 냉철하게 파악했다. 주변의 분주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는 "내 페이스대로 가자. 평생 눈치 보며 살았는데 180분 동안은 한 가지만 하자"라고 다짐했다. 그의 전략은 명확했다. "냉장고에 있는 건 다 나의 조림 재료들이다. 다 졸여버리겠다"는 선언과 함께 그는 묵묵히 무, 생선, 고기를 졸이기 시작했다.

이는 화려한 테크닉이나 쇼맨십으로 승부하려는 일부 참가자들과 극명히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그는 "창의적인 뭔가를 막 만든다기보다는 내 조리 인생의 집약체 같은 음식을 만들겠다"며 자신의 정체성을 요리에 투영했다.

사진 = 넷플릭스

안성재의 90점, 백종원의 95점… 심사위원 홀린 '한 방'

최강록이 내놓은 결과물은 투박해 보일 수 있는 '초밥과 조림 한 상'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치밀한 계산과 완벽한 조리 기술이 숨어 있었다. 그는 심지어 "주제넘지만 다시마 조린 것을 꼭 먹어봐 달라"며 심사위원에게 취식 가이드까지 제시하는 자신감을 보였다.

이에 대해 안성재 심사위원은 "주제넘지 않다. 무조건 필요한 말이었다"고 화답하며, 그의 요리가 가진 완벽한 밸런스를 인정했다. 특히 안성재 위원은 "한 번의 임팩트가 다른 모든 것들을 잊게 만든다"며 90점이라는 고득점을 부여했다. 평소 "맛의 레이어가 쌓여야 한다"며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던 안성재조차 최강록의 깊이 있는 맛 앞에서는 무장해제된 것이다. 백종원 심사위원 역시 "숟가락을 뜨기 힘들 정도로 예뻤고, 계속 그다음 맛을 상상하게 된다"며 95점을 선사했다.

결국은 '겸손'과 '실력'이다

최강록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 그는 눈물을 보였다. "살면서 이렇게 열심히 생각하고 움직였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는 그의 소감은, 그가 얼마나 진지하게 요리에 임했는지를 보여준다. 한국농식품융합연구원 이지헌 연구원은 "요행을 바라지 않고 최선을 다해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태도가 무엇인지를 증명하는 순간이었다"며 "마지막 1초까지 최선을 다하는 태도"와그리고 결과 앞에서 보여준 "겸손함"이 그를 최후의 생존자로 만든 원동력이었다고 평했다.

반면, 전략 없이 물량 공세로 나섰던 임성근 셰프는 "50점을 100번 받아봐야 소용없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결국 요리는 확률 게임이 아니라, 단 하나의 접시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하는 예술임을 최강록은 '조림'이라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어려운 기술로 증명해 냈다. 잔기술은 통하지 않는다. 최강록의 185점은 요리 서바이벌 역사상 가장 묵직하고 진정성 있는 승리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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