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앤셰프> 한대원 셰프의 일식이야기>시루모노<しるもの(汁物)> : 국물로 만든 일본요리의 총칭
한대원
handaewon@hanmail.net | 2018-09-09 11:15:37
- 계절감과 제철에 나는 식재를 주로 이용하며 재료의 구성
국물을 뜻하는 시루(汁)에서 내려온 시루모노는 일본요리에서 빠질수 없는 품목이다. 재료에 따라 간장, 된장, 소금으로 간을 하여 만들며 주로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미소시루가 대표적인 시루모노이다. 시루모노에 기본 베이스로 사용되는 다시<出汁> dashi로서 가츠오부시 와 다시마를 사용한 일번다시, 이번다시가 있으며 말린 멸치를 이용한 니보시다시, 표고, 박고지등을 사용한 정진다시가 있다.
writer _한대원 셰프 (한국조리기능장. 현대그린푸드 총괄 셰프)
Food Column / 한 대원 셰프의 일식이야기
국물로 만든 일본요리의 총칭
시루모노<しるもの(汁物)>
니보시는 생선을 쪄서 말린 것으로 일본의 관동, 관서 지방에서는 니보시라 불리우지만 지방에 따라 다시쟈코, 이리코라 명칭하기도 한다. 주로 멸치, 정어리, 전갱이를 사용하며 일본에서 니보시다시는 많이 사용하지는 않지만 담백한맛이 장점이며 니모노(끓여 만든요리)의 야채를 졸이거나 보조적인 맛을 위해 다른 소재와 함께 사용하여 상승되는 맛을 이끌어낸다.
니보시다시를 만드는 방법 중 재미있는 한 가지는 우리나라의 멸치육수와 동일한 재료 손질법이다. 양질의 니보시(쪄서 말린 생선)의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냄비에 약한 불에 달달 볶는다. 즉 비릿 내를 날려주는 방법이다. 일본과 한국의 지역은 떨어져있지만 선조들의 삶에 지혜가 충분히 녹아있음을 알게 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멸치 육수내는 법과 다른 부분은 주로 미즈다시(물에 담가서 재료 본연의 맛과 향을 빼어내는 방법>를 사용한다. 시간적인 부분에 의해 약한 불로 끓이는 경우도 있으나 열을 가하지 않고 물에 담구어 다시에 최대한 비릿 맛을 줄이고 담백한 맛을 뽑아내고자 함이다.
시루모노에 기본다시로 스이지를 주로 사용하는데 스이지는 일번다시에 간장, 소금, 청주 등으로 조미를 한 맛국물이다. 가장 맑고 향이 날라 가지 않은 깨끗한 다시를 사용해야 하며 주로 국물요리에 기본다시로 많이 사용된다.
* 한 대원 셰프의 스이지 만드는 법
일번다시 7200cc, 우스구치 50cc, 소금 5ts, 정종 600cc, 가쓰오부시
국물을 구성함에 있어 계절감과 제철에 나는 식재를 주로 이용하며 재료의 구성, 기본다시의 선택, 색감 등은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주로 봄철에 주재료로 봄도미, 죽순 여름에 갯장어, 전복, 농어 가을에 송이버섯, 대합 겨울에 복어, 자라, 메추리등 제철 식재료를 많이 사용하곤 한다.
국을 구성하는 3요소로 첫 번째, 완<わん(椀)>이란 음식을 담는 식기를 총칭하는 뜻으로 나무, 도자기 등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된다. 즉 국물을 담는 용기이다.두 번째 완다네<わんだね(椀種)>는 국물의 주재료를 말하며 조리법으로는 재료를 데친 것, 찐 것, 튀긴 것 과 재료에 있어서 야채, 육류, 어패류 등 으깨서 사용하기도 하며 여러 종류의 면을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재료를 으깰 때는 스리바치를 이용하는데 우리나라의 절구와 유사한 원리이다. 생선, 육류, 깨, 호두, 두부 등 재료들을 스리코기 명칭의 절구공이로 재료를 갈아서 사용했다.주로 으깨어진 어육은 전분, 계란노른자, 산마와 같은 재료들과 같이 으깨어 사용하는데 이를 스리미<すりみ(擂り身)>라고 한다. 어묵을 만드는 주재료로서 형태는 가지각색이며 주로 완자 형태로 손에 압력을 이용해 둥그렇게 숟가락으로 띄어서 간이 있는 다시물에 삶아내며 맛을 들인다.
세 번째 스이구치<すいくち(吸口)>는 국물 류를 마실 때 맛을 돋우거나 향을 끌어 올리기 위해 사용되는 향신으로 국물요리에 정점을 찍는다. 봄에는 산초잎<기노메>, 여름에는 영귤<스다찌>, 가을, 겨울에는 유자<유즈>를 많이 사용하며 그 외 명하, 파, 차조기, 벚꽃 잎 등을 주로 사용하며 원칙적으로 제철 재료를 사용하여 계절감을 표현한다.
고객에게 제공시 항상 완<わん(椀)>의 뚜껑을 닫아 제공하여 고객이 완<わん(椀)>의 뚜껑을 열었을 때 품고 있던 향을 뿜어낸다. 국물요리가 고객에게 제공 되었을 때 일본전통 식사예법을 살펴보면 탁자를 사용하기보다 높이가 낮은 상에 음식을 두고 다다미에 정좌를 한 상태로 식사를 하였기에 그릇을 들고 먹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이 되었다. 하여 그릇을 잡고 젓가락을 든 채로 완다네<わんだね(椀種)>를 먹고 국물을 마셨다.
시루모노는 요리 코스에 구성에 있어서 요리를 돋보이게 하며 식욕을 증진 시키고 초밥, 구이 류 등을 먹은 후 입가심을 해주는 역할을 하였으며 완<わん(椀)>의 뚜껑을 열었을 때 재료의 아름다움, 향기로 고객을 감동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Cook&Chef 한대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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