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Talk / 이건주 포온즈데이(4ozday) 대표 “맛있는 커피를 마시면 행복하잖아요. 저는 그게 좋았던 것 같아요.”

안정미 기자

cooknchefnews@naver.com | 2025-03-29 10:47:27

- 호주커피의 맛과 문화를 그대로 담은 호주식 로스터리카페 4ozday

[Cook&Chef=안정미 기자] 낡디 낡은 오래된 골목, 종로5가의 안쪽으로 들어가 보면 참 이질적이면서 차분하고 세련된 외관이 눈에 띄는 카페 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카페이름이 적힌 진한 초록의 따뜻함에서부터 이미 좋은 커피향이 날 것만 같은 이곳은 서른 네 살의 잘생긴 청년이 운영하고 있는 호주 스타일 카페다. 초록의 어닝 아래 우드 창틀을 간직한 문을 열고 들어가면 따스한 크림색과 조명, 우드 가구들이 잘 어우러진 예쁜 공간이 시작된다.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작은 호주 소품들과 사진들이 눈에 들어왔다. 참 기분이 좋아지는 근사한 작은 카페다. 커피를 사랑하는 청년 이건주 대표의 감성과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듯한 호주스타일 카페, 4ozday를 만나본다.

 

포온즈데이 이건주 대표는 원래 회계를 공부하는 학생이었다. 호주의 대학에서 회계를 공부하고 졸업 후에도 회계사무소에서 일을 해온 엘리트였는데, 호주 땅을 밟게 된 그 첫 시간부터 어쩌면 그의 꿈은 커피로 정해질 운명이었던 것 같다. 처음 호주에 도착했을 때 한 바리스타가 만들어줬던 4oz 컵에 담긴 커피 ‘피콜로 라떼’에 흠뻑 빠진 이대표는 호주를 가득 담은 작은 컵의 커피를 마신 그 순간부터 ‘커피’를 꿈꿨다. 그렇기에 6년 이상을 몸담았던 ‘회계’와 큰 맘 먹고 인사를 고하고, 그로부터 4년을 넘게 커피를 공부했다고. 한 잔의 커피에서 시작된 그의 꿈은 지난 해 한국 땅을 다시 밟으며, 종로5가에서 멋지게 그 스타트를 끊었다.

4ozday, 가장 한국적인 곳의 가장 호주스러운 카페
호주에서 그만의 카페를 차리는 것도 좋았을 것 같은데, 이대표는 왜 한국으로 돌아와 종로의 오래된 골목을 택했을까 궁금했다. 아니나 다를까 낡은 자리에 위치했던 국밥집이 이토록 세련된 호주 스타일의 카페로 탈바꿈할 수 있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종로는 한국적이고 옛것과 새 것이 공존하는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한국적인 곳에서 제가 선사하고 싶은 가장 호주스러운 카페를 선보이는 것이 더 새롭고, 멋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사람들에게 선사하고 싶은 가장 호주스러운 카페와 커피에 대해 신이 나서 이야기하는 그의 눈이 반짝였다. 호주를 담았다는 카페 곳곳에는 캥거루와 코알라, 오페라하우스 등의 작은 소품부터 느낌 있게 걸려있는 호주의 풍경을 담은 사진들이 근사하게 자리했다. 정말 호주스러웠다. 딱 보아도 소품과 인테리어에서 호주가 보였기에 “충분히 호주 스타일로 보인다.”라는 뭘 잘 모르는 소감에 이대표는 웃으며, 또 신나게 친절한 설명을 덧붙여 줬다.


“호주에서 4년간 준비하면서 하고자 하는 모습을 포온즈데이에 모두 담으려 애썼습니다. 호주 스페셜티 커피 문화, 자연, 도시의 삶, 사랑이라는 주제를 담아 저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어요. 최대한 그렇게 하려고 노력 많이 했고요. 잘 담아낸 것 같습니다. 커피 한잔으로 얻을 수 있는 원초적인 행복함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맛있는 커피를 마시면 행복하잖아요. 저는 그게 좋았던 것 같아요.” 

호주의 커피문화를 담다
이대표가 말하는 호주식 커피는 단순 메뉴뿐 아니라 호스피탈리티가 더 우선시 되는 커피다. 카페에 들어왔을 때 어떤 경험을 하고 서비스를 받았는지, 그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항상 교감이 있어야 하고 커피에 대한 정보도 잘 전달해야 한다. 그것이 호주의 커피문화다. 아주 사소한 것, 그러니까 커피 주문 전 물을 먼저 내어 준다거나 커피에 대한 온도를 고객마다 체크해 주고, 불편한 것은 언제나 바꿔주는 작은 정성들이 그가 익혀온 호주의 커피문화에 포함된 것이다. 이것을 고객들이 오롯이 만끽했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시드니라떼, 그리고 Batch Brew
포온즈데이의 시그니처 라떼는 바로 시드니라떼. 호주식 추출방식을 사용해 만든 호주식 카페라떼다. 에스프레소 양이 많고, 물의 양이 적은 것이 특징인 시드니라떼는 호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커피잔, 받침, 스푼 등 커피를 주문했을 때 받을 수 있는 호스피탈리티까지 모두 포함한 매뉴다. 낮은 산미에 고소한 견과류, 캐러멜의 단맛이 잘 어우러지는 라떼, 매일 마셔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카페라떼라고 이대표는 자부한다. 그리고 포온즈데이의 Batch Brew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오늘의 커피’와 같은 이것은 매일매일 다른 싱글오리진으로 다양한 커피를 소개할 수 있는 메뉴다. 혹시라도 커피를 잘 모르더라도 쉽고 빠르고, 저렴하게 좋은 커피를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커피로 요일별로 다른 메뉴를 제공하면서 고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오픈해 떨림과 설렘으로 보낸 두 달, 그 하루하루가 뿌듯하고 좋았단다. 성취감이 크다며 벅찬 가슴으로 이야기하는 이대표는 진심을 다해 일을 재밌게 많이 하고 있다. 공사를 모두 끝내고 영업 첫 날의 마지막 커피를 내릴 때에는 정말 울컥했다고. 단순한 ‘커피’가 아닌 ‘호주 커피’라는 마치 하나의 공연을 선물 받은 것처럼 섬세하게 호주를 담은 그만의 커피 선율이 느껴지는 포온즈데이. 커피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의 가장 근사한 힐링공간이 되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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