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시장부터 선거판까지… 윤준병의 ‘투명한 운동장’이 외식업에 미치는 영향
이경엽 기자
cooknchefnews@hnf.or.kr | 2026-02-05 11:40:54
[Cook&Chef = 이경엽 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고창군)의 최근 입법 활동이 외식 산업에 미칠 파급 효과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해당 법안들은 농업, 지방자치, 선거제도 등 각기 다른 영역을 다루는 듯 보이지만, 심층적으로는 하나의 흐름을 형성한다.
이는 식재료 생산·유통 구조라는 미시적 환경부터 정책 결정의 투명성이라는 거시적 토대까지 아우른다. 결과적으로 외식업 경영자와 소비자의 식탁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윤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들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처럼 외식업체 원가 구조에 직접 영향을 주는 법안이다. 둘째는 ‘전북특별자치도 대도약법’과 같이 특정 지역의 농생명 및 푸드테크 산업을 육성해 장기적 공급망과 산업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시도다.
마지막은 ‘공정선거 강화법’과 ‘지방선거 후보자 고액 후원금 의무공개법’이다. 이는 정치 시스템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당장의 식재료 가격과 무관해 보이지만, 정책이 특정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는 공정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장기적 안정성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본 기사는 이들 법안의 내용을 분석하고, 각 법안이 외식 산업과 소비자에게 가져올 변화를 전망한다.
원가 압박의 뇌관, 농산물 도매시장 구조에 칼 대다외식업 경영의 최대 변수는 식재료 원가다. 특히 농산물 가격은 기후, 작황, 유통 구조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급격한 변동성을 보인다. 윤준병 의원이 대표 발의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이하 농안법)’ 개정안은 유통 구조의 핵심인 도매시장을 직접 겨냥한다.
개정안의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도매시장법인의 위탁수수료 조정을 ‘권고’할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기존에는 도매시장법인이 자율적으로 책정한 수수료에 정부가 개입할 명확한 수단이 부족했다. 이로 인해 일부 법인이 과도한 수수료를 취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이 위탁수수료는 외식업체의 식재료 구매 가격에 그대로 전가된다. 이번 개정으로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과도한 수수료를 조정할 수 있게 되면서, 유통 비용 절감을 통한 식재료 가격 안정화의 기반이 마련됐다.
둘째, 평가 결과가 부진한 도매시장법인 등의 지정을 ‘필수적으로 취소’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이전에는 평가가 미흡해도 지정 취소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어 법인 간 경쟁이 약화된다는 비판이 있었다. 부실 법인 퇴출과 신규 법인 진입이 활성화되면, 도매시장 내 건전한 경쟁 환경이 조성되어 농산물 유통 효율성이 높아진다. 이는 최종적으로 외식업체와 일반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법안은 단순한 유통 비용 절감을 넘어선다. 고질적인 농산물 유통 구조의 비효율성을 개선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생산 농가는 제값을 받지 못하고 소비자는 비싸게 구매하는 ‘유통의 역설’은 외식업계의 오랜 과제였다. 농안법 개정은 도매시장의 공공성과 효율성을 강화함으로써 생산자-유통자-소비자 간 이익 균형을 맞추려는 정책적 의지를 담고 있다.
지역 식산업의 미래, 전북특별자치도에 깃든 가능성단기적인 가격 안정화 정책과 더불어, 윤 의원의 입법 활동은 식재료의 근본적인 생산 기반을 강화하는 장기적 비전도 포함한다. 그가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위원장으로서 대표 발의한 ‘전북특별자치도 대도약법’은 이러한 맥락에서 주목해야 한다. 이 법안은 전북을 ‘글로벌 생명경제도시’로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그 핵심에 농생명산업과 푸드테크산업을 배치했다.
개정안은 전북의 주력인 농생명산업 혁신을 위해 구체적인 특례 조항을 담았다. △스마트농업 육성지구 지정 및 지원 △푸드테크산업 기본계획 수립 및 육성 지원 △국가축산클러스터 지원·육성 △첨단 농식품 수출 전문 단지 조성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전통 농업에서 벗어나 기술과 자본이 결합된 고부가가치 식산업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외식업계 입장에서 이 법안의 의미는 명확하다. 첫째, 고품질의 특화된 식재료 공급망이 확대될 수 있다. 스마트농업 육성지구를 통해 연중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고품질 채소나 국가축산클러스터에서 생산된 차별화된 육류는 레스토랑의 메뉴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소다. 이는 원가 절감을 넘어 품질로 가치를 높이는 현대 외식업의 경향과 일치한다.
둘째, 푸드테크산업 육성은 외식업의 미래와 직결된다. 푸드테크는 대체육, 조리 로봇, 스마트 주문 시스템 등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한다. 전북이 푸드테크 거점으로 성장한다면, 이곳에서 개발된 신기술과 식재료가 외식 현장에 빠르게 도입될 수 있다. 이는 인력난 해소, 운영 효율화 등 외식업이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 대도약법은 대한민국 외식 산업 전체의 혁신을 위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는 의미를 지닌다.
식자재 원가부터 사회적 신뢰까지… ‘공정’이라는 입법 철학윤준병 의원의 입법 행보는 외식업의 ‘하드웨어(물적 토대)’와 ‘소프트웨어(사회적 신뢰)’를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앞서 언급한 ‘농안법’과 ‘전북특별자치도법’이 식재료 원가와 공급망이라는 외식 산업의 ‘하드웨어’를 튼튼하게 만드는 법안이라면, 정개특위 위원으로서 발의한 선거 관련 법안들은 산업이 굴러가는 토대인 우리 사회의 ‘소프트웨어’, 즉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는 작업이다.
‘공정선거 강화법’과 ‘고액 후원금 공개법’은 언뜻 외식업과 무관해 보인다. 하지만 법과 원칙이 지켜지는 예측 가능한 사회 시스템은 모든 경제 활동의 기본 전제다.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 비용을 줄이고, 정치가 정쟁 대신 민생에 집중할 수 있는 ‘공정한 룰’을 만드는 것은, 결국 하루하루 성실하게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을 위한 가장 거시적인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공정선거 강화법(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사전투표관리관 도장을 인쇄날인으로 갈음할 법적 근거를 명문화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매 선거마다 반복되는 ‘부정선거 음모론’의 빌미를 제거하여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과 행정력 낭비를 막기 위함이다. 또한 공무원의 선거 관여나 여론조사 결과 왜곡 등 선거 범죄 처벌을 강화해 선거 과정의 공정성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다.
‘지방선거 후보자 고액 후원금 의무공개법’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지방선거 후보자가 최근 5년간 국회의원에게 연간 300만 원 이상 고액 후원한 경우, 그 내역을 선거공보에 의무 공개하도록 한다. 이는 후원금을 매개로 한 공천 청탁이나 대가성 거래 의혹을 사전에 차단하고, 유권자가 후보자의 자금 투명성을 판단하도록 돕는다.
두 법안이 외식업계에 주는 메시지는 ‘정책 결정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 확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고 정책이 특정 세력의 이해관계에 따라 급변하는 사회에서는 어떤 산업도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 외식업 자영업자에게 예측 불가능한 정책 리스크는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위협하는 중대한 변수다.
만약 특정 지역의 상권 활성화 정책이 공정 절차가 아닌 정치적 유착 관계로 결정된다면, 성실한 다수 자영업자는 소외되고 시장은 왜곡될 것이다. 공정한 선거와 투명한 정치자금 시스템은 이러한 왜곡을 방지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외식업계의 목소리가 정책에 공정하게 반영되고 수립된 정책이 일관성 있게 집행될 것이라는 믿음은 모든 자영업자를 위한 기본적인 사회적 인프라다.
요컨대 윤 의원은 농산물 도매시장의 ‘깜깜이 수수료’와 선거판의 ‘불투명한 관행’을 동시에 걷어냄으로써, 경제와 정치 양쪽에서 ‘투명한 운동장’을 만들려 하는 것이다.
입법에서 현장까지, 남은 과제와 전망윤준병 의원의 입법 활동은 농산물 유통 구조 개선이라는 현장의 목소리부터 정치 시스템 개혁이라는 거대 담론까지 아우르는 입체적 접근을 보여준다. 농안법 개정은 원가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즉각적인 처방이며, 전북특별자치도법은 미래 식산업 토대를 다지는 장기 투자다. 두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이 모든 정책이 공정하게 작동하도록 보장하는 시스템 정비 작업이다.
물론 법안 통과가 곧바로 현장의 변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농안법 개정의 경우, 정부의 위탁수수료 조정 권고가 실효성을 가질지, 부실 법인 퇴출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실제 시행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외식업계는 법 개정 취지가 현장에서 제대로 구현되도록 지속적인 감시와 정책 참여가 필요하다.
전북특별자치도의 청사진 역시 마찬가지다. 스마트농업, 푸드테크 등 첨단 산업 육성은 막대한 투자와 시간이 요구되는 과제다. 관 주도 계획이 시장 현실과 괴리되지 않도록 현장 외식업체, 식품기업, 연구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 모든 정책의 성공은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치 시스템 위에서만 가능하다. 공정한 선거로 선출된 대표가 금전적 영향력이 아닌 정책과 역량으로 미래를 설계할 때, 비로소 농업, 식품, 외식 산업이 동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윤 의원의 입법 포트폴리오는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향한 다각적 시도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법안이 담고 있는 변화의 가능성이 현실화될지는 향후 이행 과정에 달려 있다.
Cook&Chef / 이경엽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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