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열전 104 / 페랑 코냑 10 제네레이션(Ferrand Cognac 10 Generations), 10대에 걸친 향과 시간

조용수 기자

cooknchefnews@naver.com | 2025-03-29 09:19:44

[Cook&Chef=조용수 기자] 프랑스 코냑 지역의 중심부인 그랑 샹파뉴(Grande Champagne)에는 10대에 걸쳐 장인정신을 이어온 코냑 하우스가 있다. 바로 페랑(Ferrand) 가문이다. 메종 페랑은 1989년 알렉산더 가브리엘(Alexandre Gabriel)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코냑의 전통적인 생산 방식을 보존하고 혁신을 발전시키겠다는 약속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메종 페랑의 뿌리는 17세기부터 시작된 피에르 페랑(Pierre Ferrand) 가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피에르 페랑 가문은 세곤작(Segonzac)에서 수 세대에 걸쳐 코냑 생산 전통을 이어왔으며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메달을 수상하며 명성을 얻었다. 이후 알렉산더 가브리엘은 생산이 중단된 코냑 하우스를 발견한 후, 마지막 가문 후손인 앙리에뜨 랑송 페랑과(Henriette Ranson Ferrand)인연을 맺고 유산을 계승하게 되었다. 알렉산더는 전통 증류방식의 복원과 지속 가능한 포도 재배, 프랑스 전통 브랜디 문화의 확산을 통해 메종 페랑을 단순한 브랜드가 아닌 프랑스 증류주의 살아 있는 유산으로 자리잡게 했다.

페랑 코냑 10 제네레이션(Ferrand Cognac 10 Generations, 이하 10 제네레이션)은 페랑 가문의 코냑 유산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출시된 제품으로, 가문의 가장 상징적인 인물 중 하나인 엘리 페랑(Elie Ferrand)을 기리는 헌사이기도 하다. 엘리 페랑은 가문 역사상 가장 창조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로 평가되며 그녀가 19세기에 생산하던 코냑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10 제네레이션에 담아냈다. 단일 품종인 우니 블랑(Ugni Blanc)으로 만들어졌으며 코냑 지역 중에서도 최고급 포도 산지로 손꼽히는 그랑 샹파뉴(Grande Champagne)에서 재배된 포도만 사용한다. 10 제네레이션은 전통 방식에 따라 2,500리터 사이즈의 샤랑테 팟 스틸(Alembic Charentais)에서 2회 증류 후 본류(Coeur)만 걸러낸다. 이후 특정 열처리를 통해 더 부드럽고 과일의 풍미가 풍부한 원액을 추출해 깊이 있는 바디감을 완성한다.


숙성은 프렌치 오크통에서 진행되며 이후 소테른(Sauternes) 와인 배럴에서 마무리 숙성되어 한층 더 복합적이고 우아한 풍미를 구현했다. 이러한 숙성 방식은 꿀, 흰 꽃, 잘 익은 배와 같은 부드러운 과일향과 함께 육두구, 흰 후추와 같은 스파이시한 아로마를 조화롭게 끌어올렸다. 병입 도수는 46%로 일반 코냑보다 도수가 높은 편이며 향과 질감의 밀도를 강조했다.


10 제네레이션은 시각적으로도 클래식하면서 고풍스러운 바틀 디자인을 선보이며 깊이 있는 화금 빛을 띤다. 니트(Neat, 어떤 첨가물 없이 위스키 본연의 맛과 향을 그대로 즐기는 방식)로 마셔도 좋지만, 올드 패션드(Old Fashioned)와 같은 클래식 칵테일로 만들어도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숙성 치즈, 다크 초콜릿, 고소한 견과류와 잘 어울리며 가볍게 마시는 용도보다는 한 모금씩 음미하며 즐기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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