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로트’ 시대, 뇌 닮은 호두로 뇌를 지킨다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0-17 09:44:55

넘쳐 나는 저품질 콘텐츠, 인지 저하 느끼는 사람들 늘어
기억력·집중력 향상 돕는 호두, 뇌 건강 습관의 핵심
사진 = 픽사베이

[Cook&Chef = 송채연 기자] 짧고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가 일상을 지배하면서 뇌의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옥스퍼드대 출판부가 ‘올해의 단어’로 선정한 ‘뇌 썩음(brain rot)’은 이를 대변한다. 저품질 콘텐츠의 과도한 소비로 멍한 상태가 길어지고, 기억력·집중력·판단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흐름 속에서 ‘뇌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그중 전문가들이 꾸준히 추천하는 대표 식품은 바로 호두다.

뇌 건강, 호두에서 시작된다

호두는 뇌 기능 향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대표적으로 알파리놀렌산(ALA)은 체내에서 DHA로 전환돼 뇌세포막의 유동성을 높이고 기억력·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또한, 폴리페놀과 비타민 E는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통해 뇌세포 손상을 막고, 염증 반응을 줄여 뇌 노화를 늦춘다. 마그네슘·아연 등의 미네랄 역시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고 신경전달물질의 생성을 도와 인지 기능 유지에 기여한다.

전문가들은 하루 한 줌(약 25~30g) 정도의 호두를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 다만 열량이 높아 과다 섭취 시 체중 증가나 소화 불편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적정량을 지키는 것이 좋다. 껍질째 구입해 밀폐·냉장 보관하면 산패를 예방할 수 있다.

뇌를 젊게 만드는 생활 습관

음식만큼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이다. 인지기능을 유지하려면 다음 세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 운동: 하루 30분 이상 걷기나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하면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용적이 증가하고 뇌 회복력이 높아진다.

- 수면: 하루 7~8시간의 숙면은 뇌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글림프(glymphatic)’ 시스템을 활성화해 치매 위험을 낮춘다.

- 식단: 채소·과일, 올리브오일, 견과류, 등푸른 생선 등을 포함한 지중해식 식단은 뇌 염증을 줄이고 혈류를 개선한다.

또한, 콘텐츠 소비 습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자극적인 영상을 소비하는 대신 책 읽기, 글쓰기, 대화처럼 뇌를 깊이 사용하게 하는 활동을 늘리는 것이 좋다.

뇌가 싫어하는 음식은 피하자

뇌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피해야 할 음식도 있다.

- 첨가당: 과도한 당분은 해마 기능을 떨어뜨리고 기억력 감퇴를 유발한다.

- 튀긴 음식: 염증 수치를 높이고 뇌 혈관을 손상시켜 학습 능력을 떨어뜨린다.

- 고GI 탄수화물: 혈당 급등으로 우울감과 인지 저하를 초래한다.

- 과음: 알코올 섭취량이 많을수록 치매 위험이 커진다.

- 가공육(질산염): 장내 환경을 교란해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호두 한 줌을 입에 넣는 것. 그 단순한 습관이 기억력과 집중력을 지키고, ‘브레인 로트’의 시대를 살아가는 가장 지혜로운 방법이 될 수 있다. 결국 뇌 건강의 비밀은 값비싼 약이 아닌 식탁 위의 작고 꾸준한 실천에서 시작된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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