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f Column / 음식평론가 최수근 조리박물관장, 셰프의 꿈> 주방에서의 노하우의 전수는 필수

- 지금하고 있는 일에 깊이를 더하면 그것이 실력이고 노하우 많은 셰프가 되는 것
최수근 칼럼니스트 | skchoi52@hanmail.net | 입력 2021-09-20 08: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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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Chef 최수근 칼럼니스트] 주방에서 일하다 보면 선배와 후배의 차이가 있는데, 한마디로 말하면 노하우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선배다. 하지만 일만 하는 선배는 노하우가 적다. 그러면 후배들이 보면 실력이 없다고 평가한다.


조리사는 항상 공부해야 된다. 학교를 졸업하고 현장에 취업은 그때부터 일만 한다. 그럴 게 아니라 일하면서 새로 출간된 책을 보면서 지금하고 있는 일에 깊이를 더하면 그것이 실력이고 노하우 많은 셰프가 되는 것이다.


어떤 선배는 ‘노하우는 알아서 몸으로 배우라’고 이야기하곤 하지만 그렇게 알려면 경험이 필요하다. 미리 이야기 해주면 주방의 업무도 효율이 높아지고 음식의 맛도 좋아져서 고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노하우를 배우려면 선배들하고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

 

내가 몇 가지 소개해보면 파티에서 많은 양의 음식이 제공될 때 접시에 소스를 곁들여야 하는데, 이때 소스가 접시에 한 방울씩 떨어진다. 소스의 장력을 이용하면 절대로 소스가 접시에 떨어지지 않아서 일이 편해진다.

육수를 제조할 때는 노하우가 많이 필요하다. 보통 육수통을 들어서 식힌 후 냉장고에 보관하는데. 특급호텔의 경우에는 매일 보통 1000L 정도를 제조한다. 이 육수를 두 손으로 잘 들어야 허리에 무리가 안 간다. 처음 일하는 초보 조리사들은 일을 많이 하려고만 하지 말고 선배들의 요령을 전수 받아야 한다.


요즘은 고운 채가 있어 소스 거르기가 쉽지만 80년 대 초에는 소스가 소창으로 빨리빨리 걸러지지 않아서 소창 속에 냄비 등을 넣고 걸렀다. 그러면 시간도 절약되고 일이 쉬웠다. 향신료도 쓰다 남은 것을 말려서 사용하면 맛도 강해지고 원가도 절약된다.


필자는 와인도 남은 것은 모아서 병에 담아 향신료를 넣어 향신료 와인을 만들어 프렌치드레싱을 만들 때 넣어서 사용하기도 했다. 마요네즈 만들 때도 다양한 노하우가 있다. 필자가 저술한 <소스의 이론과 실제>에 많이 적어 넣은 것은 내가 일할 때 노하우가 필요한데 기록된 것이 없어 항상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일어나는 일을 기록 했다가 후배들에게 전수하려는 내용이었다.


메인 주방에서 근무할 때는 찬요리부서가 가장 어려웠다. 콜 주방은 잔손 가는 일이 많다. 전채, 샐러드, 훈제 연어 등등, 정말 잔손이 많이 간다. 사용하는 식재료 종류도 너무 많아서 항상 유효기간 점검이 신경 쓰인다. 한번은 김치 유효기간 때문에 고생했다. 일반적으로 김치는 유효기간은 정하는 것이 어렵다. 그런데 어느 김치공장은 최적의 맛을 내는 날짜를 유효기간이라고 표시했다. 그랬다가 그것이 문제가 되어 지적받은 적이 있었다.


일이 많은 곳은 노하우도 많다. 새우를 삶아서 손쉽게 껍질 제거하는 노하우 , 샐러드를 예쁘게 담는 요령 등, 일일이 기록하기 어렵지만 같이 일하면서 꾸준히 1년 정도 배우면 어느 정도의 수준에 오른다.
그 이후에는 고객을 위한 메뉴 짜는 요령을 배우면 좋다. 초보 때부터 메뉴작성 노하우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연습은 꾸준히 해야 한다. 얼마 전에 <요리학교에서 배운 101가지>에서 메뉴는 셰프가 레시피 쓰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소개 책을 읽었다. 이 책에서는 노하우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① 요리이름
② 완성량, 1인분의 양, 총인분수
③ 재료와 각 재료의 정확한 양
④ 필요할 경우 특별한 조리도구
⑤ 조리준비 절차
⑥ 재료 준비시간, 요리시간, 조리 온도를 포함한 단계별 방법
⑦ 담기 : 접시종류, 담는 양과 형태, 곁들이는 고명
⑧ 어울리는 와인
⑨ 남는 재료를 저장하거나 재사용하는 방법

이외에도 새로운 요리가 레스토랑에 소개되기 전에 레스토랑 모든 구성원들에게 맛본 후 질문하고, 평가하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내용이 마음에 들었다.

 

필자는 메뉴를 짜서 고객에게 제시한 다음에 좋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사전 준비를 한다. 한번은 후배와 함께 약혼식 메뉴를 작성한 경우가 있었다. 고급스런 메뉴를 고객에게 제시하니 손님은 만족스러워했다. 나중에 약혼식을 진행하면서 식사를 제공했는데, 주최 측에서 너무나 만족해하면서 넥타이를 선물해 주었다. 선물 받는 모습을 후배가 보더니 어떻게 하면 고객이 만족하느냐고 묻기에 이렇게 답해 주었다.


“많은 고객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있는 노하우는 없다. 최소한 주최 측의 테이블은 정말 신경 써야 한다. 소스, 고기, 접시, 서비스 등에 만전을 기하면 고객은 대만족한다. 그리고 특별 손님이 있다면 그 테이블에도 신경을 쓴다면 어느 정도 모든 테이블이 만족해한다.”


초보 셰프들은 모든 테이블에 신경 쓰다보면 정작 중요 테이블엔 신경을 쓰지 못해서 많은 지적을 받는다. 이런 중요한 파티를 한 번 잘 끝내면 계속 예약이 이어지고, 고객이 음식이 우수했다고 회장님이나, 사장님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면 더더욱 값진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쁘다고 평가받는 것보다, 잘했다는 얘기를 들으면 이것은 셰프의 자랑거리이고, 셰프의 능력이다. 이런 사실을 터득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선배가 자세히 노하우를 전수하면 좀 더 빨리 성공할 수 있다. 그래서 주방에서는 노하우 전수가 필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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