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식수행’부터 ‘면지순례’까지 한국인의 이유 있는 면사랑

조용수 기자

cooknchefnews@naver.com | 2021-12-13 16:58:54

- 코로나19로 ‘홀로만찬’ 트렌드 확산되며 MZ세대 사이에서 초간편 면식(麵食) 문화 주목
-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세계의 면 요리, 다양한 프리미엄 간편식으로 재탄생하며 HMR 시장 주도

[Cook&Chef 조용수 기자] 우리는 밥 먹었냐고 묻거나 밥 한번 먹자는 말을 자주 한다. 의례적 인사말에 기승전 ‘밥’으로 통하는 이유는 보릿고개 시절에 하루 중 끼니를 챙겨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식사’를 챙기는 것이 중요한 문화였다. 하지만 바쁜 일상과 개인화된 생활로 제대로 된 한 끼를 챙겨 먹기가 어려워지며 쌀 소비량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1979년 135.6kg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에는 57.7kg으로 40년 넘게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면 면 소비량은 즉석면, 생면, 건면, 냉장면 등 종류에 상관없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면치기’, ‘면식수행’ ‘면지순례’ 등 면과 관련된 해시태그를 달며 면식 사진과 동영상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하는 등 MZ세대를 중심으로 간편식을 놀이처럼 즐기는 현상까지 생겼다. ‘밥심’으로 사는 나라에서 최근 ‘밥’보다 ‘면’이 사랑받는 까닭은 무엇일까.

코로나19의 영향과 개인주의 확산으로 혼밥과 혼술을 즐기는 ‘홀로만찬’ 트렌드가 확산되며 2017년만 해도 20억원에 불과했던 밀키트 시장 규모가 3년 만에 100배가량 커지는 등 쌀을 대체할 가공식품에 대한 수요 증가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의 비율이 계속 증가하면서 2045년에는 전체 가구 중 36%가 1인 가구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식품외식업계에서는 밀키트나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변함없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산과 장소가 마땅치 않은 1인 가구에게는 ‘밥’을 해 먹는 데 많은 제약이 존재한다. 아무리 간단한 밥과 반찬을 준비한다고 하더라도 직접 요리를 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준비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면류 시장은 이러한 1인 가구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했다. 1인분 냉장 컵면이 출시되는가 하면 세계 여러나라의 면 요리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유통 전문가들은 1인 가구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발 빠르게 대처한 면식(麵食)이 쌀의 자리를 대체하는 것은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이다.


독일의 조사기관 스타티스타의 국가별 면 소비량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국민 1인당 면 소비량이 76.5그릇으로 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인들의 면 사랑은 가히 세계적이다. 이 유별난 면 사랑에 면 요리는 식탁에서도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식재료인 면 자체의 맛과 간편함까지 동시에 챙기려는 소비자들 또한 늘고 있다. 특히 간단 조리를 통해 셰프 수준의 면 요리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초간편식이 소개되면서 최근 면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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