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 '씨위드' 아닌 ‘GIM’, 세계가 주목하는 K푸드의 이름”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1-04 17:18:11
한국식 명칭 ‘GIM’으로 국제 표준화 추진 본격화
사진 =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채연 기자] 올해 국산 김 수출액이 사상 처음으로 10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한국 해양수산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김 수출액은 8억 8,233만 달러(약 1조 2,570억 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14% 증가했다. 2020년 6억 달러 수준이던 수출액은 팬데믹을 거치며 잠시 주춤했지만, 최근 10년 사이 4배 가까이 성장하며 ‘K푸드’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김 수출액은 9억 9,700만 달러로 10억 달러에 약간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는 K푸드 열풍과 김밥의 세계적 인기 확산에 힘입어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수부가 2027년까지 세운 ‘10억 달러 달성 목표’를 2년 이상 앞당겨 달성하게 되는 셈이다.
일본·미국·중국이 주요 수출국
국가별로 보면 일본이 1억8975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미국이 1억 8,325만 달러, 중국이 8,920만 달러, 태국이 8,298만 달러로 뒤를 이었다. 특히 중국으로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4% 증가해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일본과 미국도 각각 18.4%, 14.2% 늘었다.
해수부 관계자는 “K푸드 열풍으로 김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최근 K팝, K콘텐츠의 영향으로 김밥 등 김을 활용한 한국식 음식이 주목받으며 수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수출 증가세를 발판으로 ‘K김’의 글로벌 브랜드화를 추진 중이다. 지금까지 국제 시장에서 김은 일본식 명칭인 ‘노리(Nori)’나 ‘씨위드(Seaweed)’로 불렸지만, 이를 한국식 표기인 ‘GIM’으로 통일해 국제 표준으로 등재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해수부는 지난해 ‘김 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8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 설립한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 김 표준화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후 9월 아시아 지역조정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본 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으며, 승인되면 한국은 향후 6~7년간 김의 성분 안정성과 명칭 표준화 작업을 주도하게 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우리 김이 국제 표준으로 인정받게 되면, 까다로운 위생 기준을 가진 유럽 시장 진출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한국의 전통 식품이자 대표 수출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은 반도체’, 수출 효자 품목으로
김은 생산과 가공, 수출이 모두 국내에서 이뤄지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해수부는 이를 ‘검은 반도체’로 부른다.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해 건강식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보관성과 조리 편의성 덕분에 세계 각국에서 간식과 요리 재료로 각광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은 이미 K푸드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며 “브랜드 통일과 품질 표준화가 이루어진다면, 한국 김이 ‘한우’나 ‘한돈’처럼 세계적인 프리미엄 식품 브랜드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올해 김 수출액이 10억 달러를 넘어서면, 이는 김 산업 역사상 첫 기록이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검은 조각이 한국 식품 산업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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