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 건강노트] “2000원으로 건강 챙긴다?” 팽이버섯 효능 알고 보니 더 놀랍다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 2025-12-09 23:47:44
주부들이 챙기기 좋은 영양 포인트가 가득한 팽이버섯
이미지 생성: ChatGPT (OpenAI) 제공 / Cook&Chef 제작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찌개나 전골을 끓일 때 마지막에 한 움큼 넣어 올리면 국물에 시원한 맛과 식감을 더해 주는 재료가 있다. 마트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하지만, 막상 영양을 따져보면 ‘이 정도였나’ 싶을 만큼 알찬 식품이다. 바로 ‘겨울 버섯’으로 불리는 팽이버섯이다.
팽이버섯은 특유의 아삭한 식감과 담백한 맛 덕에 식탁에서는 조연처럼 등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영양학적으로는 혈관 건강, 체지방 관리, 장 기능 개선, 면역력 보강까지 폭넓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식재료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와 주부들이 눈여겨볼 만한 버섯이다.
에너지 대사를 돕는 비타민 B 저장고
팽이버섯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비타민 B군 함량이다. 그중에서도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바꾸는 데 필요한 비타민 B1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비타민 B1이 부족하면 먹은 만큼 에너지가 잘 쓰이지 못해 쉽게 피로를 느끼고 무기력해지기 쉬운데, 팽이버섯은 이러한 에너지 대사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식품이다.
팽이버섯에는 B1뿐 아니라 B2, 나이아신, 판토텐산 등 여러 종류의 비타민 B가 함께 들어 있어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이 골고루 연소되도록 돕는 조효소 역할을 한다. 공부량이 많은 학생, 피로감이 쌓이기 쉬운 직장인 등 일상에서 체력 관리가 필요한 이들에게 팽이버섯을 곁들인 국이나 볶음 요리는 간편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나이아신은 알코올 대사에도 관여하는 영양소다. 팽이버섯이 들어간 찌개나 전골을 술자리 전후에 함께 섭취하면, 알코올 분해 과정에 도움을 줘 숙취를 다소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물론 과음 자체를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간과 대사에 부담을 줄이는 보조적인 식재료로 활용할 만하다.
버섯 키토산과 식이섬유, ‘노폐물 청소부’ 역할
팽이버섯이 다이어트 식품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열량이 낮아서만이 아니다. 100g당 열량이 30kcal 안팎으로 가벼운 편이지만, 그 속에 버섯 특유의 ‘키토글루칸(버섯 키토산)’과 풍부한 식이섬유가 함께 들어 있어 체지방과 장 건강 관리에 복합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버섯 키토산은 키토산과 베타글루칸이 결합된 형태의 성분으로, 장 안에서 지방과 결합해 흡수를 줄이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후 장에서 흡수될 지방량이 줄어들면 혈액 속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 관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팽이버섯에서 추출한 키토산을 일정 기간 섭취했을 때 체지방과 체중이 함께 감소했다는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팽이버섯의 식이섬유 역시 장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불용성 섬유질이 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해 배변을 원활하게 돕고, 장내에 남아 있는 노폐물과 담즙산, 과잉 지방을 흡착한 뒤 배출시키는 데 기여한다. 변비가 잦거나 배에 더부룩함을 자주 느끼는 사람에게 팽이버섯이 추천되는 이유다.
다만 섬유질이 지나치게 많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으면 복부 팽만감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장이 예민한 사람이라면 한 끼에 한 줌 정도로 시작해 서서히 양을 늘리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혈관과 면역을 지키는 숨은 조력자
팽이버섯에는 다른 버섯에서 잘 발견되지 않는 알파-리놀렌산(오메가-3 지방산의 한 종류)이 소량 함유돼 있다. 알파-리놀렌산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관을 유연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성분으로, 포화지방 섭취가 많은 현대인의 식단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팽이버섯에는 면역세포의 기능을 돕는 베타글루칸과 활성산소를 줄이는 폴리페놀 계열 항산화 성분이 함께 들어 있다. 이들은 체내에서 과도하게 생성되는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 손상을 완화하고, 감염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신경 안정과 혈압 조절에 관여하는 GABA(감마아미노부티르산) 성분도 팽이버섯에서 확인된 바 있다. GABA는 뇌 신경의 흥분을 완화하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로 알려져 있어, 긴장 완화와 수면의 질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된다. 물론 특정 질환의 약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일상 식단 속에서 부담 없이 더할 수 있는 보조 재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어떻게 먹어야 안전하고 효과적일까
팽이버섯을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반드시 익혀 먹는 것이다. 팽이버섯에는 ‘플람톡신’이라는 단백질 독이 들어 있는데, 이는 적혈구를 손상시킬 수 있는 성분으로 생으로 섭취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충분히 가열하면 쉽게 파괴되므로, 찌개·전골·볶음·구이 등 어떤 방식이든 열을 가해 조리한 뒤 먹어야 안전하다.
세척은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좋다. 팽이버섯은 대개 청결한 환경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강한 수압으로 여러 번 씻으면 오히려 수용성 비타민과 향이 빠져나간다. 밑동만 잘라낸 뒤 흐르는 물에 재빨리 헹구는 정도면 충분하다.
신장 기능이 좋지 않아 칼륨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사람은 양 조절이 필요하다. 팽이버섯을 포함한 버섯류에는 칼륨이 비교적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관련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식단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팽이버섯은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저렴한 식재료이면서도, 폭넓게 건강유지를 돕는 ‘가성비 높은 버섯’이다. 조리법이 어렵지 않아 바쁜 주부들도 부담 없이 식단에 자주 올릴 수 있다. 오늘 장을 본다면, 장바구니 한쪽에 팽이버섯 한 봉지를 기본으로 담아 두어도 좋을 만큼, 일상 밥상에서 활용 가치가 높은 건강 식재료다.
Cook&Chef / 송자은 전문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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