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헌터 박창선(Sean Park)의 Coffee Talk / 비오는 날 왜 커피향은 더욱 사람을 자극하는가?
마종수 기자
cooknchefnews@naver.com | 2024-06-08 10:41:52
▲photo / pixabay |
향긋한 커피향에 이끌려 들어간 목가적 커피하우스의 한켠에서 베리타스 금테가 둘러진 커피잔에 담긴 검은 유혹에 몸을 그대로 맡기고 창밖의 비를 바라보며 맡는 커피향은 일상에서 누릴수 있는 최고의 호사스런 행복일수도 있을 것이다. 유난히도 비오는 날의 커피한잔에서 발산되는 매력은 맑은 날의 그것보다도 더욱 더 진하게 와 닿는다. 생화학적 근거를 두고 있을까? 아니면 센치해진 우리의 감성에 기인하는가?
그 천문학적인 숫자에 달하는 다양한 향미는 인간이 커피를 음용시 코와 입에 있는 상피세포의 감각수용체와 결합하여 반응하는 자극을 뇌에 전기적 신호로 보냄으로서 비로소 느껴지는 것이다. 건조한 상태에서 분쇄된 커피 향기는 주로 에스테르(Ester) 화합물들로서 유기산 또는 무기산들이 물을 잃고 생기는 구조의 화합물들이다. 이것이 물에 용해되었을때는 좀더 아로마(Aroma)가 풍부해져 에스테르(Ester), 케톤(Ketone)이나 알데하이드(Aldehyde)등 주로 분자구조가 큰 휘발성 가스 물질이 올라와 커피잔위에 위치한 우리의 후각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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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대하여 공통되면서도 일반화된 견해의 하나는 커피는 원래 쓰다는 것이다. 태고적 부터 인간의 본능은 단것을 찾아 나서고 쓴 것을 멀리해 왔다. 단맛의 근원은 탄수화물계이다. 인류가 지속성을 가지고 활동을 해나가기 위하여는 활동에너지의 원천인 탄수화물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끌리어 섭취를 해나가야만 생존이 가능한 것이다. 즉 생존을 위한 본능으로 인간은 단맛을 탐닉하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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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쓴맛은 주로 트리고넬린(Trigonelline), 클로로제닉산(Clorogenic acid), 카페인(Caffeine), 퀴닉산(Qunic acid) 등에 기인한다. 위 물질들은 커피원두에 3-5%정도가 함유되어 있다. 주로 알칼로이드(Alkaloid)성분이 녹아있는 액체가 혀의 감각수용체와 반응하여 느껴지는 것이 바로 쓴맛이다. 식물에게는 동물로부터 자신의 몸을 방어하기위해 생성해 내는 이러한 독성을 가진 쓴물질이 인간에게는 감성을 자극하는 문화의 하나로 녹아드니 정말 아이러니하지 않는가? 과학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인간 감성의 실체는 정말 조물주조차도 설계후 방향성을 예측하지 못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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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날 더욱 정신없는 하루의 일과는 커피한잔의 여유조차 앗아가 버리는 것이 작금의 현실인 것이다. 사람없는 커피숍을 꿈꾼다면 비오는 날이야말로 더욱 적기가 아닌가. 오늘 창밖에 보이는 검은 구름의 우울함이 비를 예고한다면 가까운 커피숍에서 따뜻하고도 짙은 내음의 커피한잔으로 행복을 기대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것이다. 더불어 그리운 날과 그리운 사람을 잊지않고 따뜻한 커피향에 녹여내는 것도 비오는 날의 커피한잔을 더욱 특별하게 가꾸어 줄 것이다.
- 커피전문회사 (주)블루빅센 기술대표
- 커피산지(TL) R&D위원 / 팔당커피농장 기술고문
- 국제커피감정사(Q-grader) / 바리스타 1급
- (사)한국식음료교육협회 기술자문위원
- 바리스타를 위한 커피교과서 / 커피헌터 / 커피플렉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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