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까스 성지는 다르네!” 칠곡 ‘돈까스 4대 천왕’ 블라인드 한판 승부

김세온 기자

cnc02@hnf.or.kr | 2025-12-08 18:19:21

한미식당·아메리칸레스토랑·포크돈까스·쉐프아이가 참여 사진=[외식업중앙회 칠곡군지부]

[Cook&Chef = 김세온 기자] 전국 돈까스 마니아 사이에서 ‘성지’로 불리는 경북 칠곡군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이른바 ‘돈까스 4대 천왕’이 한자리에 모여 세기의 맛 대결을 펼쳤다.

외식업중앙회 칠곡군지부는 7일 왜관읍 카페파미에서 한미식당·아메리칸레스토랑·포크돈까스·쉐프아이가 등 네 곳이 참여하는 블라인드 평가회를 개최했다. 대기줄이 긴 것으로 유명한 이들 네 곳의 맛집이 같은 날 한 공간에서 메뉴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행사 전부터 마니아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

행사장에 모인 25명의 평가단이 착석하자 공간은 금세 기대감과 고소한 튀김 향으로 가득 찼다. 이날 네 곳의 메뉴는 매장명을 감춘 A·B·C·D 방식으로 제공됐으며, 평가단은 맛·식감·밸런스만을 기준으로 순수하게 맛 평가를 진행했다.

칠곡 돈까스의 뿌리는 1950년대 주한미군 주둔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군을 상대하던 식당들이 자연스럽게 서양식 조리법을 익히면서 돈까스는 지역을 대표하는 요리로 자리 잡았고, 시간이 지나며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발전했다.

45년 넘게 한 자리를 지켜온 한미식당은 칠곡 돈까스의 원류로 꼽힌다. ‘2024 휴게소 음식 페스타’ 명품 맛집 대상을 받으며 전국구 명성을 얻었다. 

28년째 미군부대 앞을 지키는 아메리칸레스토랑은 1990년대 경양식 감성을 가장 온전히 간직한 곳이다. 채소와 양파를 푹 고아 만든 소스는 “어머니가 해주던 옛날 돈가스 맛”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꾸준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현지 주민들이 인증한 맛집 포크돈까스는 사장이 친구 가게의 맛에 반해 직접 레시피를 전수받아 운영을 이어오며 탄생한 곳이다. 염지부터 소스와 양파 샐러드까지 직접 만드는 방식으로 옛 스타일을 고수하며, 택시 기사들이 관광객에게 추천하는 ‘믿고 가는 집’으로 유명하다.

신흥 강자인 쉐프아이가는 각종 경연대회 수상으로 이름을 알린 곳이다. 대표 메뉴 ‘피자 돈까스’는 사장의 포항 출신 아내가 중학생 시절 즐겨 먹던 맛을 되살려 달라는 요청에서 탄생한 메뉴로, 수개월 연구 끝에 완성됐다.

세기의 대결에 관심이 컸지만, 승부는 가려지지 않았다. 외식업중앙회 칠곡군지부는 맛 평가 집계 결과 “네 곳 가게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있고, 각기 다른 스타일이어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며 무승부라고 선언하며 각 음식점이 평가단에 받은 점수도 공개하지 않았다.

Cook&Chef / 김세온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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