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f Story / 고석환 만두명인, ‘일소현만(一所縣饅)’ 만두에 인생을 담다

백경석

cooknchefnews@naver.com | 2023-06-17 09:31:51

- 만두를 만드는 것, 가장 잘하는 일이며 살아가는 유일한 방법
- 전통과 혁신, 품질과 창의성, 고객과 소통이 ‘고석환손만두'의 미래

 

[Cook&Chef=백경석 기자] 서리 상(霜), 꽃 화(花), 그래서 상화. 고려 때, 만두를 그렇게 불렀다. 서리로 쌓아올린 꽃, 상화. 그게 천 년 전 만두의 이름이었다. ‘霜(상)’이란 한자에는 ‘흰 가루’란 뜻도 있다. 손대면 터질 듯 얇은 피(皮) 아래로, 소와 육즙 가득 머금은 만두를 먹는 건 더 말할 나위 없는 기쁨이다. 밀가루 반죽에서 탄생한 중요한 음식이 만두다. 

밀가루 반죽을 얇게 펴고 밀어 동글납작하게 떼어낸 뒤에, 고기와 채소를 잘게 썰어 미리 준비한 소를, 그걸로 감싸면 된다. 소로는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주로 쓰지만, 두부를 으깨기도 한다. 채소로는 숙주나 부추, 미나리를 쓴다. 그걸 장국에 넣고 끓이면 만둣국, 그냥 쪄서 국물 없이 먹으면 찐만두다. 삶아 먹을 수도 있고 튀겨 먹을 수도 있다. 새로운 하늘을 여는 새해의 첫날에 우리들은 왜 만두를 먹는 걸까. 그건 아마도 모든 걸 품어주고 감싸주는 만두의 너그러운 심성에 우리의 한 해를 위탁하는 일일지 모른다.  

한국의 대표적인 만두명인으로 고석환을 빼놓을 수 없다. 2009년 3평의 작은 매장에서 부부가 함께 시작해 많은 실패의 경험을 살려 지금의 ‘고석환손만두’를 최고의 만두 브랜드로 만들었다.

‘고석환손만두’는 어떤 만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고석환손만두‘는 ’고객과 스토리를 공유하는 공감만두‘라는 간단한 답으로 정의한다. 한국 만두의 역사와 유래를 존중하고, 중국과 일본의 만두를 연구하여 세계 최고 품질과 모양의 독창적인 만두를 제공한다는 사명감으로 세계적인 손만두 전문가로 인정받고, 다양한 문화와 사람들에게 만두의 매력과 가치를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매일 매일 가슴에 담고 살아가고 있다.

“예전에는 음식 본질적인 맛에 충실하라고 했다면 이제는 음식에 스토리가 있어야 합니다. 콘셉트, 기획, 오감 등이 스토리에 녹아들어가 있고, 또 나의 모든 땀과 열정 이런 것이 들어가 있는 스토리에 고객이 공감하며 음식을 맛보는 것이 좋은 만두라고 생각합니다.”

 

음식 안에 담긴 모든 것이 고객을 감동하게 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고석환 명인은 음식에만 포인트를 주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장담한다. 그동안 수 없는 고객들을 만나면서 느꼈던 것들을 만두에 담는 것이 핵심이란다. 맛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원재료의 성격부터 만두피의 종류까지 모든 것에 스토리가 들어 있어야 그 안에 녹아있는 나의 정성을 발견하고 공감해주고 인정해주는 것이라고 전한다.

처음에 외식업을 할 때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는 고석환 명인은 모든 것을 자신 스스로가 터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직접 제조업도 했고, 냉면 육수공장도 만들고 했었지만 다 실패를 했다. 실패를 많이 하면 할수록 거기서 깨우치는 게 있었는데 그중의 하나가 다양한 것을 접목하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이 보면 4차원이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것을 좋아합니다. 만두를 만드는 것이 하나의 시각과 하나의 방법으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고석한손만두‘가 다양한 만두모양과 만두 속도 다양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나온 것입니다.”


다양한 업종을 벤치마케팅 한다는 고석환 명인은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전국을 다니며 직접 눈으로 보고 맛을 보고 하나씩 몸으로 체험한다며 1년에 약 150군데를 다니는 것 같다고 전한다.

“오늘날의 외식업은 음식의 맛만 좋아서는 되지 않습니다. 이제 음식은 상향 평준화가 되어 있습니다. 이 음식을 어떻게 소비자가 공감하느냐가 중요한 시대입니다. 벤치마케팅을 다닐 때 저 혼자만 다니는 것은 아닙니다. 혼자만의 생각으로 판단하면 분석력이 떨어집니다. 다각도로 분석해야 정확합니다, 그래서 전문가와 같이 다닙니다. 다양한 분야의 멘토, 스승 같은 사람과 같이 다녀야 올바른 벤치마킹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항상 다양한 분야의 멘토들과 함께 다니며 연구를 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는 고석환 명인은 그동안 쌓았던 노하우를 현장에서 직접 보여주고 가르쳐 주고 싶어 현재 만두 연구실을 운영 중이다. 오늘날 외식업에 종사하려면 기획부터 홍보까지 다재다능하게 할 줄 알아야 한다며 그동안 자신이 경험했던 것들을 만두 연구실 수업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배우는 사람도 제대로 배워 함께 외식업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한다.

유튜브 방송 역시 말로만 하는 이론이 아니라 직접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고객과 소통하고 음식은 같이 할 때 그 가치가 높아진다며 이러한 과정 속에 ‘고석환손만두’ 가치 역시 높아지기 때문이란다.

“성공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아니라 발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정과 끈기와 인내를 가지고 현재에 머무르지 말고 도전을 하는 것이죠. 그런데 도전을 할 때 동업을 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동업을 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 그러나 저는 동업을 추천합니다.”

동업이라는 것을 반대로 생각해보면 혼자서 하지 말라는 것이라는 그는 요즘 시대는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인테리어부터 홍보까지 신경써야 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에 혼자서 하기에는 너무 벅차다며 서로의 재능을 살려서 역할을 가지고 분담하는 시너지가 나는 동업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이왕 하는 것이라면 1개만 하지 말고 매장을 늘리라고 권유하고 싶습니다. 한 개와 여러 개 운영은 똑같습니다. 그런데 효율이 다르죠. 규모가 있으면 모든 면에서 절약할 수 있고, 또 시너지가 날 수 있습니다. 하나 하면서 잘돼서 다투는 것보다 여러 개를 해서 파이를 크게 키워 나누면 다투는 일이 적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걷는 것을 좋아한다는 고석환 명인은 걸으면서 많은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또 생각을 정리한다며 만두를 좋아하는 고객이나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과 함께 걸으면서 만두 이야기를 나누는 만두 토크콘서트를 기획해보고 싶다고 한다

“만두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인생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고석환손만두’에는 고석환의 인생이 담겨있기 때문이죠. 항해사 8년 동안 전 세계를 누빈 경험도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고 얼마나 다양한 것을 봤겠습니까. 이 소중한 자산을 ‘만두 토크쇼’를 통해 풀어 놓고 싶습니다.”

맨 처음 ‘고석환손만두’를 시작할 때 소띠 동갑내기 아내와 함께 흘린 눈물 어린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는 고석환 명인의 서로의 인생을 감싸 안아주는 ‘만두 토크쇼’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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