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던 씨앗의 반전, ‘호박씨’가 가을 건강을 지킨다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 2025-10-22 10:31:14

체중 감량부터 암·심장질환 예방까지…가을철 필수 슈퍼푸드
식이섬유·마그네슘·아연 풍부한 호박씨
사진 = 픽사베이

[Cook&Chef = 송채연 기자] 호박씨가 ‘버려지던 씨앗’에서 가을철 건강 간식의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최근 “호박씨는 체중 감량은 물론 암과 심장병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슈퍼푸드”라고 소개했다.

겉보기엔 작고 평범하지만, 그 속에는 단백질·식이섬유·마그네슘·아연 등 몸에 이로운 영양소가 가득하다. 가을은 기온이 떨어지면서 활동량이 줄고, 기분도 쉽게 가라앉는 계절이다. 이럴 때 호박씨 한 줌은 몸의 대사를 깨우고 마음의 균형을 잡아주는 작은 건강 습관이 된다.

작지만 강한 영양의 보고

호박 하나에는 수백 개의 씨앗이 들어 있다. 호박씨 1온스(약 28g)에는 단백질 8.5g이 함유되어 있어 식물성 단백질 공급원으로 손색이 없다. 여기에 식이섬유, 마그네슘, 아연,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해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키고,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된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영양사 베스 체르보니는 “호박씨는 항산화제 역할을 하며, 특정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특히 마그네슘은 심장과 뼈 건강에 중요한 미네랄로 혈압을 안정시키고, 아연은 면역 기능을 강화하며 염증을 줄인다.

미국심장협회는 “껍질째 먹으면 1온스당 약 5g의 식이섬유를 섭취할 수 있다”며, 혈당 조절과 장 건강에도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암과 심장질환 예방, 과학이 증명한 효능

호박씨의 대표 성분인 리그난(lignan) 은 항산화 작용을 하는 식물성 화합물로, 암세포의 성장 억제에 도움을 준다. 연구 결과, 호박씨를 자주 섭취한 여성은 유방암 발생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으며, 전립선암 예방 효과도 보고되었다.

또한 호박씨의 불포화 지방산은 혈압·콜레스테롤·혈당을 조절해 심혈관 건강을 지켜준다. 폐경기 여성에게 호박씨 오일을 12주간 섭취하게 한 실험에서는 확장기 혈압이 7% 낮아지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이 16% 증가했다.

이러한 결과는 호박씨 속 산화질소 효소가 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를 개선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항산화제인 비타민 E와 카로티노이드 또한 풍부해, 체내 염증을 줄이고 세포 손상을 억제하여 노화 방지에도 효과적이다.

숙면을 돕는 천연 보조식품

호박씨에는 수면을 유도하는 아미노산 트립토판(tryptophan) 이 들어 있다. 이 성분은 체내에서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으로 변해 긴장을 풀고 수면의 질을 높인다. 마그네슘과 아연 또한 신경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해 불면증 완화에도 도움을 준다. 늦은 밤, 잠이 쉽게 오지 않는다면 수면제 대신 볶은 호박씨 한 줌을 먹어보자. 소화가 편하고 향긋한 고소함 덕분에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호박씨, 어떻게 먹을까?

호박씨는 생으로도 먹을 수 있지만, 볶으면 항산화 성분이 증가하고 소화도 쉬워진다. 팬에 약한 불로 5분 정도 볶아 먹으면 고소한 향이 살아난다. 또, 껍질째 먹을 경우 섬유질이 풍부해 장 건강에 이롭다. 단, 나트륨이 많은 제품은 피하고 무염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껍질을 벗겨 먹으면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이 많아 심장 건강에 도움을 주고, 샐러드나 오트밀에 곁들여 영양을 더하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하루 한 줌(약 28g) 정도가 적당하다. 처음 먹는다면 소량으로 시작해 몸의 반응을 확인하며 양을 늘려보자.

가을철 건강, 호박씨 한 줌으로 채우는 일상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자, 몸을 단단히 준비해야 하는 시기다. 몸속 미네랄이 부족해지고, 피로가 쌓이기 쉬운 이때 작은 씨앗 하나가 몸의 밸런스를 회복시키는 시작점이 된다.

호박씨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하루의 컨디션을 지키는 ‘식습관의 단위’다. 하루 중 간단히 챙겨 먹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가을은 한결 더 가볍고 단단해질 것이다.

Cook&Chef / 송채연 기자 cnc02@hn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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